양 볼에 꽃분홍색 블러셔로 한껏 단장한 원색적인 옷차림의 일본 가수가 몇 해 전에 혜성과 같이 등장했습니다. 그는 어설프기 그지없는 한국어로 이렇게 노래하지요.

"(여보쎄요? 어. 웨닐이야... 이 느준 시간에...하.하.하. 그래꾸나. 무서운 꿈울 꾸어꾸나~) 갠차나요 갠차나요~ 갠차나요~♪"

그의 초/난/감/한 노래말 속 "무서운 꿈"에는 어쩌면 볼터치한 초난강이 등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쿨럭! 여하튼 오늘의 포스팅 소재는 *무서운 꿈* 되겠습니다. 뜬금없이 웬 꿈 이야기냐고 하실런지 모르겠으나, 이 무서운 꿈 이야기는 다소 황당하긴 하지만 조금은 재미있기도 하여 글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꿈 이야기에 앞서서... 우리는 수많은 결정의 순간을 거치곤 합니다. 평행우주이론을 적용한다면, 그 선택의 순간마다 무한대에 가까운 여러 갈래의 우주들이 존재하게 되겠죠. 사소한 결정이 우리의 인생을 정말 판이하게 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는 맥락에서 보자면, 또 다른 우주 속의 내 인생은 전혀 딴판일지 모릅니다.

여튼 뜬구름 잡는 공상과학 같은 소리는 이쯤에서 각설하고, 힘들고 어려운 선택의 순간마다 저는 고민을 참 많이 하는 편입니다. 여기 저기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혼자 끙끙거리며 짱구를 굴리기도 하고, 현명한 판단을 하게끔 지혜를 달라고 신께 간구하기도 하지요. 이 선택이 내 인생에 엄청나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지 모른다고 생각하다보니 결정이 참 힘듭니다.

그래서 그런지 답답하리만치 답이 안나오는 선택의 순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직을 지금 해야할까? 원자재 펀드를 살까 말까? 그 자격증이 내게 필요한걸까? 그 사람에게 연락을 해볼까? 기타등등! 아마도 창조주께서 내게 주시려는 힌트가 세상 곳곳에 숨어 있을텐데 그 암호들을 풀지 못해 이렇게 오락가락하면서 지낸다고 투덜대죠.

이런 고민이 깊어지고 있었던 어느 날 밤에 어떤 고민으로 한참을 뒤척이다가 저는 꿈을 꾸게 됩니다. 꿈 속에 주님이 나타나 말씀하셨어요. "세상에 펼쳐져 있는 모든 만물의 진정한 의미와 그 곳에 숨겨져 있는 뜻을 알게 해주겠노라!" 꿈 속에서 정말 뛸 듯이 저는 기뻐했습니다. 내가 그 수많은 지혜에 눈을 뜨게 되고 모든 사물의 의미를 알게 된다면 더 이상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할 필요는 없을테니까요!!! 그리고 주님은 홀연히 사라지셨습니다.  그 분이 사라지고서 어디선가 한줄기의 바람이 불어오고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이 신비롭고 환상적인 꿈이 악몽이 되어 버립니다. 바람의 의미와 햇살의 목적, 바람소리의 이유들, 이 모든 것들에 담겨있는 엄청난 의미와 정보 때문에 저는 머리가 깨질 듯 괴로워져 정신을 잃고 맙니다. 너무나 압도적이었으며, 제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공포스러운 양과 속도였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386 컴퓨터로 World of Warcraft를 플레이하려 하는 정도의 압박이랄까요...-_-

그리고 그 무서운 꿈에서 깨어난 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창조주의 모든 암호를 한꺼번에 풀 수 있는 Decoder를 가진다면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이 꿈을 통해 깨닫게 된거죠. 현실에서 전 어리석은 선택들을 하고 때론 뱅뱅 돌아 한 자리를 맴돌고 있지만, 그게 꼭 틀린 선택이라거나 불행한 사건은 아니라는 것에 눈뜨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뭐 좀 느리면 어때요. 비범함을 꿈꾼다는 것은 제가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는 뜻이겠지만, 좀 미련하더라도 달팽이 걸음걸이로 행복하게 살면 되는거죠!

첫번째 결론: 초난강 아저씨는 이 모든 걸 수년 전에 다 알고 있었던 겁니다! 이 무시무시한 꿈이며, 결국 다 괜찮아질 것이라고 그는 노래 가사를 통해 이미 예언(?!!)했어요.

두번째 결론: So I'm moving at a snail's pa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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