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언니네 뒷마당에서 키우는 수컷 고양이가 한 마리 있습니다.

어느 날부턴가 그 녀석이 암컷 길냥이와 사랑에 빠졌고 암컷이 임신을 하더니 작은 새끼 고양이까지 언니네 마당에서 함께 지내게 되었답니다. 언니네 수컷 냐옹이가 자기 가족을 어찌나 끔찍하게 아꼈는지 지가 좋아하는 통조림 먹이까지 양보하더래요. 그러던 어느 날 뒷마당에 나가보니, 아이들 노는 작은 풀에 아기 고양이가 빠져 죽어있더랍니다. 그날부터 언니네 숫고양이가 어찌나 슬피 울어대던지 마음이 짠하더래요. 사실 언니네 숫고양이는 어릴 적에 중성화 수술을 시켜놓은 터라 불임이었기에 죽은 새끼는 자기 핏줄도 아니었는데...

냐옹이에게 닥친 비극의 3연타입니다. 가족을 잃은 것만으로도 슬픈데, 죽은 아기 고양이는 자기 핏줄이 아니었고 앞으로도 자기에게 새끼는 생길 수 없다니 말입니다. 언니네 냐옹이는 자신이 불임인줄 모르다보니 자기 새끼인줄 알고 그동안 그토록 잘해준 것 같대요. 아침드라마 소재로 딱 적당한 막장스토리가 언니네 뒷마당에서 펼쳐진 셈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이 사건은 현실이었다는 점과 고양이들을 주인공으로 했다는 점, 그리고 막장 드라마보다 훨씬 슬프다는 점이죠... 

때로는 현실이 드라마보다 훨씬 더 드라마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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