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에 작은 텃밭을 꾸며보기로 결심! 훗날 내 집 뒷마당에 텃밭 꾸미기 프로젝트의 준비단계인 셈이지요. 아직은 초보 농부지만, 이런 경험들을 차곡 차곡 쌓아서 나중엔 뒤뜰에서 유기농으로 포도도 키우고 콩이며 상추도 내 밭에서 따서 먹으려구요~^^ 주말농장의 텃밭을 분양 받는다면 더욱 다양한 작물을 키울 수 있고 농작물도 더 튼튼하게 자랄 수 있겠으나, 저같은 직장인이 주말농장까지 오간다는 건 쉽지 않은 터라 우선 발코니에서 간단하게 키울 수 있는 채소부터 시작해 보기로 했습니다. 마침 봄철이라 시작할 수 있는 작물들이 꽤 여러가지 있더라구요. 여름엔 채소 키우기가 쉽다고들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너무 강한 햇빛이나 장마 때문에 작물을 키우기 힘든 시기라고 합니다. 그래서 봄이나 가을이 초보 농부들이 미니 텃밭을 시작하기에 좋아요.  

모든 식물들은 일정량 이상의 채광이 꼭 필요한데, 우리가 흔히 먹는 채소들은 집안에서 키우는 식물들보다 훨씬 더 많은 햇빛이 필요하다고 해요. 제가 사는 곳에는 다행히 발코니가 있기 때문에 발코니에 화분을 두어 키우기로 했습니다. 그럼 뭘 키우는 게 좋을지 결정해야겠죠? 작은 화분에서 잘 자랄 수 있는 작물을 선택해야 하잖아요. 텃밭에서 여러가지 채소들을 키워본 언니의 강추 작물은 바로 방물토마토와 부추였습니다. 의외로 상추는 키우기 힘들다는 이야기도 해주더라구요.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베란다에서 키우기 쉽다고 알려진 작물은 쑥갓, 부추, 쪽파, 방울토마토가 꼽히더군요. 참외나 수박, 호박 같은 작물은 집에서 키우기 힘들다고 하는데 이런 아이들은 햇빛이 많이 필요하고 영양분도 많이 필요한가보더라구요. 제가 선택한 아이들은 좀 쉽다고 알려진 방울토마토와 부추, 그리고 조금 어렵다고 알려진 고추와 상추였습니다. 정말 이 농사가 성공하면 삼겹살 파뤼를 제대로 해보는 겁니다!!! 우헤헤헤헹헹히히히호호...상상만으로 즐겁다옹~ 

제일 먼저 화분을 골랐는데요. 작은 크기의 화분을 여러개 두어서 키울 수도 있겠으나 저는 위와 같이 조금 긴 형태의 플라스틱 화분을 골랐습니다. 작물의 뿌리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화분의 윗면과 아랫면의 넓이가 비슷한 것이 좋다고 하니 다른 분들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어떤 작물을 키우느냐에 따라서 화분의 폭과 깊이를 정할 필요가 있으니 자신이 키울 작물에 따라서 화분을 고르시기 바래요. 쑥갓이나 상추, 래디시 같은 작물들은 깊이가 10~15cm만 되어도 충분하지만 토마토 같은 열매채소나 생강같은 뿌리채소를 키우실 분은 20cm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하니 이점 참고하세요.

준비한 화분에 저는 우선 물이 잘 빠질 수 있도록 루바망을 살짝 얹고서 마사토를 소량 얹어 주었습니다. 마사토는 중립과 소립 두가지를 구입했어요. 굵은 중립을 가장 아래에 깔고서 그 다음으로 소립을 살살~~ 그 다음으로 구입한 상토를 부었습니다. 저는 대부분의 재료들을 인터넷으로 구입했는데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처음엔 이까짓 흙은 그냥 길에서 퍼다가 키우면 안되나 싶더라구요. 헤헤..;;; 그런데 저희 언니 왈, 절대 그러지 말라고 하더군요. 두 가지 이유에서인데, 시중에서 판매되는 상토는 채소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 pH나 배수성 등을 감안하여 나온 흙이기 때문에 작물 생장이 좋다고 하네요. (상토도 종류가 다양하니까 목적에 맞는 상토로 구입하세요~ ^^) 또다른 두번째 이유는 자칫 노지의 흙을 퍼다가 키우게 되면 해충 알이나 벌레들이 흙과 함께 따라올 수 있다는군요. 자연 상태에서는 해충이 있더라도 식물의 자연의 면역능력으로 튼튼하게 자라니까 별 문제가 없지만, 한정된 공간인 화분에서는 해충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을수 있다는 것이지요.    

다음으로 저는 씨앗을 구입할지 모종상태로 구입할지 결정해야 했습니다. 저는 아직 "아기농부"니까 씨앗은 너무 어렵겠다 싶어서 모종상태로 구입했습니당.  모종을 심을 때엔 뿌리가 상하지 않게 조심하셔야 해요. 뿌리 부분이 살짝 덮일 정도가 좋습니다. 모종과 모종 간의 간격은 너무 촘촘해지지 않게끔 심어주세요. 너무 촘촘하게 심어두시게 되면 작물의 생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 병충해의 위험까지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요로코롬 잘 심고서 발코니에 걸어두었습니다! 물을 주는 주기는 작물의 상태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지는데 겉흙이 말랐다 싶을 때에 흠뻑 주시면 되요. 그런데 흠뻑의 의미가 조금 어렵습니다. 너무 조금 주시면 작물이 말라 죽고, 그렇다고 해서 과하게 주시면 흙에 있는 영양분도 물과 함께 졸졸 흘러가 버리니까 아깝죠! 화분 밑으로 물이 한두방울 떨어질 정도면 됩니다. 참고로 저희 집에 화분은 이틀에 한번씩 주니까 적당한 것 같았어요. 참고로 이렇게 심은 날부터 이제 정확히 한달하고도 열흘이 지났습니다. 토마토와 고추는 쑥쑥 자라서 이젠 꽃이 피기 시작했어요~ 그 포스트는 다음 기회에!!

생각보다 정말 재미있고 쉽습니다. 보람도 있고 무엇보다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농작물을 제 눈으로 보고 키워서 먹을 수 있다는 게 좋은 것 같네요. 저같은 어설픈 농부의 손에게서도 잘 자라는 걸 보면 여러분은 더 잘하실 수 있어요! 지금 시작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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