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유기농차 리뷰는 리쉬에서 나온 유기농 우롱차 입니다. 우롱차는 무이산에서 나오는 차가 원조인데, 찻잎을 따서 햇볕을 쬐여 시들게 한 다음 수분을 제거하며 약간 발효를 시킨 후 솥에 찻잎을 덖어서 발효를 멈추게 하고서 건조시켜 만듭니다. 이렇게 만드는 차들을 반발효차라고 부르는데요. 우롱차는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입증되어 다이어트 차로 사랑받고 있지요. 게다가 꾸준히 마시면 아토피성 피부염을 완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고 합니다.

다양한 요리들과도 꽤 잘 어울리는 편이고 맛도 부드러워서 좋아요. 우롱차를 제대로 즐기려면 아주 뜨거운 물에 우려서 마셔야 합니다. 요즘같이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는 냉차로 마셔도 참 좋답니다. 리쉬에서 나오는 우롱차는 그 유명한 무이산에서 나온 찻잎으로 만듭니다. 제가 다양한 우롱차들을 마셔보았더라면, 좀 더 비교해서 알려드릴 수 있었을텐데 이렇게 단조로운 리뷰를 적어야 하다니 참 아쉽네요.

아무래도 시간과 경험이 쌓여야 해결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지금은 "마셔보니 참 부드럽고 좋았다" 수준의 리뷰이지만, 나중엔 '신의 물방울'에서 와인 한잔을 마시고서 나오는 구구절절한 대사들처럼 차 한잔을 마시고서 이야기를 펼쳐 낼 수준이 될 수 있겠죠. "중국의 무이산에 올라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니, 그 수면 한가운데에서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며 배가 한 척 내게 다가오는데, 그 배의 사공은 머리에 배꽃을 단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같은 살짝 느끼한 감상평 말이에요. 푸하하하..!!!! 적어놓고 보니까 은근히 제가 마신 리쉬 우롱차를 썩 잘 표현한 것 같은데요. 잘 적었다람쥐~ 기죽지 마 보이~♬ (결국 저는 오늘도 유치한 개그혼을 불사릅니다 -_-)

빵집에서 파는 커피를 소개한다니 조금 생뚱맞긴 합니다만, 오늘은 르뽀미에에서 판매하는 유기농 아메리카노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합니다. 

봄은 이래 저래 참 요상하고 변덕스러운 계절입니다. 어제는 굉장히 덥더니 오늘은 비가 쏟아지네요. 비가 오는 날엔 이상하게도 커피가 유난히 당기고, 또 커피가 참 맛있게 느껴지잖아요. 오늘도 커피를 한잔 마시는데, 어찌나 향긋하고 좋던지..! 날씨가 흐릴 때 커피가 좋아지는 게 단순히 제 기분 탓이라고만 여겼는데 사실은 과학적인 이유가 있더라구요.

비가 오거나 쌀쌀할 때 커피를 마시면 10% 정도 신진대사를 끌어올려 추위를 이기는 데에 도움을 주고요. 또한 비가 올 때엔 기압이 낮고 습도가 높아져 커피 향을 더욱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고 하네요. 낮은 기압 때문에 기체가 아래쪽으로 깔리기 때문에 커피향의 확산 속도가 느려지고 이로 인해 사람의 후각이 미치는 범위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져서 커피향에 더욱 이끌리게 되는거죠. 게다가 심리학적으로도 비가 오면 우울해지기 마련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연히 커피를 찾게 된다고 합니다. 씨애틀이 커피로 유명해진 이유 중에 하나가 늘상 흐리고 우울한 날씨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커피를 많이 마시는 탓이라고 하네요.

제가 근무하는 곳 근처에 '르뽀미에(Le Pommier)'라는 빵집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100% 유기농 커피를 판매합니다. 참고로 르뽀미에는 불어로 사과나무를 의미합니다. 르뽀미에는 홈스타일 베이커리를 표방하는데, 빵도 제법 신선하고 그날 갓 만든 다양하고 맛있는 빵들을 구입할 수 있어서 참 좋아요. '처음만난 크림치즈' 라든가, '고구마데니쉬' 같은 조금 달달한 빵들과 아메리카노는 정말 잘 어울립니다. 파리바게뜨 같은 체인화된 빵집과 달리, 참 아기자기하고 기특한 동네 빵집이 생긴 것에 기뻐하고 있었는데요. 알고보니 르뽀미에 역시도 SPC 계열이라네요....(아이스크림은 베스킨라빈스에서, 도넛은 던킨에서, 빵은 파리바게트에서, 떡은 빚은에서, 커피는 파스쿠찌에서.....벗어날 수 없는 SPC의 굴레! 정말 SPC 샤니는 식품계의 삼성이란 말이 맞긴 한가봐요. 참고로 르뽀미에에서 OK캐쉬백 적립은 가능하나, 해피포인트 적립은 되지 않습니다.)

뉴욕의 홀푸드에 갔을 때에 유기농 커피 Section에 가보니 유기농 커피들도 종류가 참 다양하더라구요. 그때 사오지는 않아서 홀푸드의 유기농 커피들을 맛보진 못했지만, 가격만 두고 비교했을 때엔 일반 커피보다 약간 비싼 편이었습니다. 그에 반해 르뽀미에의 유기농 커피는 가격도 참 착해요. 아메리카노 한잔이 2000원이니까요. 게다가 주문 즉시 내려주는 에스프레소 커피라서 던킨에서 파는 2300원짜리 드립커피보다 진하고 향기롭습니다. 스타벅스나 할리스에서 판매하는 아메리카노와 견주어도 그다지 뒤지지 않아요. 다만 까페라떼와 같이 우유나 시럽을 넣는 커피들은 별다방, 콩다방 쪽이 낫네요~ 여하튼 기회 되시면 르뽀미에에서 유기농 아메리카노와 함께 갓 구운 빵을 드셔보시는 것도 꽤 괜춘합니다. ^^

오랜만에 올리는 유기농차 시음기입니다. 같은 사무실에 계신 분이 티백 차를 주셔서 마셔 봤는데, 향기도 독특하고 "건강에 좋을 것 같은 포스"를 강하게 풍기더군요.  Yogi (요기)라는 브랜드에서 나온 DeTox Tea (디톡스 차)인데, 간과 콩팥의 기능을 향상시켜 준다고 상자에 적혀 있네요. 흐음..? 고작 차 주제에 간과 신장을 들먹이다니...네 정체가 무엇이냐? 

리뷰를 적기 전에, 먼저 한가지 말씀드려야 할 점이 있는데요. 제가 그동안 다루었던 유기농차들은 100% 유기농 재료로 만든 차였지만, 오늘 이 차는 유기농 민들레, 유기농 시나몬, 유기농 생강, 유기농 감초, 유기농 정향, 유기농 우엉, 유기농 후추 (.... 읭?) 등의 유기농 재료 외에도 유기농이 아닌 천연 재료들이 함께 배합되어 있어요. 인도 사르사, 황벽나무 껍질, 주니퍼베리 추출물, 치차꽃, 금은화, 개나리열매 기타 등등의 한약 버금가는 재료들이 즐비하게 들어 있네요. 여하튼 유기농 재료들만 들어가 있는 건 아니니까, 엄연히 구분하자면 유기농 차라고 부르기 보다는 천연차라고 부르는 편이 옳겠지요.

티백을 뜨거운 물에 우려 내니까 생강과 감초 향기가 제일 먼저 후욱 올라 옵니다. 상자에는 뜨거운 물에 5~10분 정도 우려 내라고 써있는데, 그렇게 오랫동안 두면 맛이 정말 정말 강해집니다. 한약 느낌이 날 정도로 아주 진해져요. 상자에 보면, 하루에 1~3잔 정도 마시되 하루에 10잔을 넘게 마시지는 말라고 하네요. 배변을 지나치게 유도하거나 이뇨 성분이 강하게 들어있는 편은 아니기 때문에 30일까지 매일 마셔도 된다고 합니다. 바꿔 말하자면 30일 이상 매일 매일 마시지는 말란 소리겠죠? ^^

각각의 재료가 지닌 한방적인 기능들을 잘 조합해서 만든 차 같아요. 한방 분야에 전문지식을 갖고 계신 분께 여쭈어보니, 이 차에 들어있는 재료들은 청열해독(淸熱解毒) 작용이 있는 약초들을 위주로 다양한 약재들이 적당히 섞여 있는 것이라고 하시네요. 차는 차일뿐 약은 아니니 너무 맹신하거나 과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말씀을 덧붙이셨습니다. 그리고 생강과 같은 재료는 몸에 열기를 더해주는 편이라 감기 기운이 있는 분들은 감기 증상에 따라 조심해서 드셔야 한다고 하네요. 감기 중에 으슬으슬하게 한기가 도는 몸살 감기 기운이 있을 때엔 생강이 좋구요. 목이 따끔하면서 편도선이 붓는 감기 증상이 있을 때엔 생강의 뜨거운 기운이 오히려 편도선의 염증에 안 좋을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결론: 약은 약사에게, 병은 의사에게;;; 뭐래니.....)

수많은 대형 유통업체들은 자체브랜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 알고 계시나요?  가령 이마트의 "이플러스" 라든가 롯데마트의 "와이즐렉", 홈플러스의 "홈플러스 알뜰상품" 등을 떠올려 보시면 쉽게 이해하실 거에요. 이러한 자체 브랜드들은 Private Label의 약자로 PL이라고 하기도 하고 Private Brand 의 약자로 PB라고 하는데, 유통업체가 제조업체 브랜드 대신에 자사의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상품입니다. 유통 과정을 단순화하고 마진을 줄여 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개념인데요.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대형 소매업체들도 자체 브랜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령 월마트의 Great Value 라든가 홀푸드의 자체 브랜드인 365 Organic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이러한 자체 브랜드는 소매업체가 제품을 직접 개발하여 판매하기 때문에 유통과정을 줄일 수 있어 중간 마진이 수익으로 연결되기에 기업의 입장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들 PB 상품은 진열대에서도 제일 눈에 잘 띄는 골든 존(Golden Zone)을 차지하게 됩니다. 골든 존은 고객의 시선을 가장 많이 끄는 위치로써, 구매고객이 진열대를 바라볼 때 이상적인 눈높이에 위치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골든 존과 골든 존이 아닌 곳의 매출 격차가 3~5배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으니 진열 위치가 해당 상품의 매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아시겠지요?

자. 이쯤 되면 많은 분들은 의아해 하실 것입니다. 무슨 녹차 시음기에 녹차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마케팅 용어만 난무하냐고 말이죠. 기분 좋게 싸고 좋은 값으로 유기농 녹차를 마셨다면 이런 딴소리나 하고 있겠어요?? 비판적 사고의 시작은 굉장히 단순했어요. ①문제의 녹차를 마신다 ② 별로 마음에 안 드는 맛과 불편한 티백에 실망한다 ③내가 이걸 왜 샀는지 후회한다 홀푸드의 자체브랜드인 365organic에서 나온 디카페인 녹차를 구입한 것을 후회하면서 "그네들의 골든 존 마법"에 빠져 충동구매를 한 걸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이 제품의 정식 명칭은 "Organic Decaffeinated Green Tea with Lemon Myrtle" 입니다. 녹차에서 레몬 향이 살짝 나는데, 이는 레몬머틀이라는 이름의 허브가 들었기 때문이에요. 녹차는 원래 카페인이 들어 있기 때문에 너무 늦은 시간에 마시면 잠이 오지 않을 수 있는데요. 이 제품은 CO2처리 방식으로 카페인을 낮추면서도 본연의 향과 건강에 좋은 항산화성분은 남겨 두었다고 제품 상자에 적혀 있네요. 이 제품은 미농무부의 유기농인증을 받았다고 하며, 제품 상자는 재생지를 활용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마셔보면, 녹차의 본연의 향이 별로 나지 않아요. 레몬 머틀의 향기 때문일 수도 있고, 디카페인 녹차의 특성일 수 있으니 맛과 향기에 대한 불만은 이쯤에서 패스. 무엇보다 티백 포장이 상당히 "불친절"합니다. 옆에 보이는 사진처럼 10개 티백씩 비닐포장되어 있는데요. 개별 포장이 아니다보니까 10개를 한꺼번에 마시지 않는 한, 9개의 티백은 개봉된 상태로 한참을 두게 되어 조금 찝찝해요. 게다가 보리차 티백도 아니고, 녹차 티백인데 티백에 실이 달려있지 않아서 뜨거운 물에 차를 우려내고 나면, 티백을 건져내기가 참 난감합니다. 아시겠지만, 녹차는 뜨거운 물에 오래 우려내게 되면 탄닌 성분이 자꾸 우려나와 떫은 맛이 나게 되잖아요. 거참....실을 매달게 되면, 친환경이 아니라고 판단한 걸까요???? 그건 아니라고 봐요! 이는 분명히 자기네 진열대의 골든 존을 너무 믿은 것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은 저처럼 스트레스를 잘 받는 분들에게 "쩌는" 민트녹차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본격적인 시음기에 앞서 잠깐 딴 소리 좀 할게요. 요즘 어린 학생들은 '쩐다'는 표현을 자주 쓰더라고요. 처음엔 그 말을 듣고 단순히 부정적인 의미인 줄 알았습니다. "절다"의 사전적인 의미 가운데 "사람이 술이나 독한 기운에 의하여 영향을 받게 되다" 뭐 이런 뜻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학생들의 대화를 듣다보니 꼭 부정적인 상황이 아닐 때에도 '우와~ 쩐다 쩔어!" 라는 표현을 쓰더군요. 알고보니 쩐다는 말은 "어떠한 일이 감동을 일으킬 만큼 굉장하다"는 의미로 쓰인다는 겁니다!!!! 이젠 정말 신조어를 공부해야 하는 세상이 왔나봐요. 제대로 몰랐으면 저같은 소심쟁이는 칭찬을 듣고서도 꽁했을지 모릅니다.

쓸데없는 이야기는 이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서 스트레스 잘 받는 분들께 좋을 듯한 유기농 차를 마시고 리뷰를 남깁니다. 오늘 소개할 차는 알레그로 (Allegro)에서 나온 유기농 민트녹차 (Organic Northwest Minty Green Tea) 입니다. 이 차는 태평양연안 북서부 지역에서 재배된 유기농 스피어민트와 페퍼민트를 중국산 유기농 녹차와 배합하여 만든 티백 타입의 차입니다. 따뜻한 물에 티백을 담궈 두었다가 한모금 마시면 상쾌한 박하향이 납니다. 인위적인 향료는 전혀 들어있지 않고 유기농 원료로 만든 차로써 USDA 유기농 인증을 받은 제품이죠.

재미있게도 이 제품의 상자 뒷면에 적혀있는 설명을 읽어보면 외국인들이 녹차를 즐기는 방식이 우리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차 본연의 달콤함을 즐기고 싶다면 꿀 또는 설탕을 넣어 드세요"라고 떡하니 적혀 있다는 겁니다!!! 웩!!! 녹차에 설탕이나 꿀이라니 이상하시죠? 그런데 정말 미국인 중엔 녹차에 설탕을 타서 마시는 애들이 꽤 있어요. 게다가 녹차에 설탕을 타서 마시면 녹차의 항산화 폴리페놀인 카테친(catechin)의 흡수율이 3배나 높아져 건강에도 좋다는 연구도 있었답니다.  

박하는 한방에서도 소화장애에 도움이 되고 스트레스를 줄여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녹차엔 다들 아시겠지만 카페인이 들어 있지요. 심적인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잠도 깨워주는 차라면 사무실에서 근무 중에 마시기에 딱 좋은 차 아니에요? 완전 대박..이 민트 녹차, 정말 쩐다!

(안 쓰던 신조어를 너무 남발했나봐요. 이번 포스팅에서 너무 어린 척 한 것 같아서...다시 글을 읽어보니까 손발이 오글거립니다. 푸힛!)

제가 처음으로 보이차를 마셨던 곳은 서울에 있는 한 중국집이었어요. 보통 중국집에서는 자스민차를 주잖아요. 그런데 그 중국집에서 준 것은 진한 갈색의 뜨거운 차였습니다. 특별한 향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마실 때의 느낌이 부드럽고 은은한데다 느끼한 중국 요리와도 찰떡궁합이더라구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주인분께 차의 종류를 여쭤보니 중국에서 직접 구입해 온 '보이차'라고 하시더군요. 그 이후로 보이차에 대해 관심은 가지게 되었으나, '중국산'에 대한 묘한 불신으로 인해 찾아서 마시지는 않다가 이번에 유기농 보이차를 구입했습니다.

여기서 짧막하게 보이차에 대해 설명해 드리자면요. 보이차는 중국의 운남이라는 지역에서 나온 찻잎-대엽종 쇄청모차-을 원료로 발효과정을 거쳐 만든 차인데요. 보이차는 형태에 따라서 찻잎이 낱낱이 흩어지는 형태의 산차와 단단하게 뭉쳐놓은 형태의 긴압차로 나뉩니다. 긴압차는 뭉쳐놓은 모양에 따라 병차, 타차, 전차 등으로 구분되지요. 그리고 차를 만드는 방식에 따라 보이생차와 보이숙차로 나뉩니다. 보이생차는 아직 발효되지 않은 상태의 원료로 차를 만들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발효가 되도록 만든 차구요. 보이숙차는 인공적인 방법으로 빠른 시간 내에 차를 발효시킨 것이지요.

보이차를 마실 때에는 보통 첫번째 잔은 마시지 않고 버립니다. 이 과정은 세차 또는 세다(洗茶)라고 하는데요. 이는 차를 제대로 우려내기 전에 차의 먼지를 씻어 내기도 하고, 찻잎이 잘 우려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해요. 참고로 대략 5~10초 정도가 적당하다고 합니다. 보이차는 아주 뜨거운 물에 우려내는데요. 녹차는 아주 뜨거운 물에 우려내면 떫은 맛이 나는데 반해 보이차는 팔팔 끓인 물에 마셔야 제 맛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제가 구입한 차는 Rishi Tea(리쉬 티)에서 만든 Pu-Erh Classic 입니다. Pu-erh tea또는 Puer tea (푸얼 티)는 보이차의 영어식 표기니까 우리말로 적당히 번역하자면 리쉬 클래식 보이차 정도라고 부르면 되겠네요. 이 차는 보이숙차 중 산차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차나 음식을 접할 때 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인데요. 리쉬에서 나온 클래식 보이차를 마실 때, 가을 낙엽 같은 독특한 향이 유독 강하게 느껴지더라구요. 맛은 부드럽고 입에 머금고 있으면 끝에 살짝 달콤한 맛이 나요. 처음 마실 때엔 낙엽같은 독특한 향기 때문에 '이크..이거 뭐지 -_-' 뭐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한잔 두잔 마시다보니까 나름 매력이 있더라구요. 흙과 같은 따뜻한 느낌이랄까요...(어릴 때 동네 친구 중에 흙 집어 먹던 애가 갑자기 떠오르는데...전 단연코 그런 어린이는 아니었습니다. N.E.V.E.R) 

아침 공복에 마셔도 속이 쓰리지 않다는 것도 보이차의 장점입니다. 녹차는 보통 빈 속에 마시면 상당히 부대끼는 편인데 반해, 보이차는 발효된 차라서 그런지 편하고 좋네요. 식전이든 식후든 구애받지 않고 언제나 편하게 마실 수 있다는 것이 맘에 듭니다. 게다가 보이차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항암효과도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답니다. 

제가 구입한 Rishi의 보이차에는 USDA Organic 마크가 그려 있는데요. USDA는 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의 약자로 미농무부를 뜻합니다. 미농무부가 인증한 유기농 제품이라는 뜻이지요. 미국 내에 유통되는 유기농제품들은 미농무부 나름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이 마크를 붙여 판매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차엔 Fair Trade 마크도 새겨져 있는데요. 이것은 공정무역을 통해 생산자가 공정한 이익을 받을 수 있게끔 유통된 제품이라는 뜻입니다. 이 두 개의 마크가 함께 새겨져 있다는 건, 소비자의 건강 뿐만 아니라 생산과정에서의 윤리까지도 고민했다는 의미겠죠.

건강에도 좋고 윤리적인 차라니 멋지군요! 이 차의 정체모를 낙엽향기+흙내음 만 아니면 제가 더 많이 좋아했을텐데요. 그래서 아주 살짝 아쉽지만.... 혹시 모르죠. 이 독특한 향기에 길들여지다보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아하게 될지도...? 

미국 뉴욕에 있는 홀푸드에 갔을 때 유기농제품의 다양함에 놀랐다는 글을 적었었잖아요. (홀푸드 관련 포스팅 보러가기)

유기농마트에 방문하기 전부터 제 나름대로 세워둔 구체적인 사전 목표가 있었습니다. 유기농 차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었거든요. 우리나라에 들어와있는 유기농 제품들이 워낙 한정적인데다 한국에는 커피를 제외한 다른 차에 대한 수요가 낮아서 유기농 차는 시장에 별로 없잖아요.

저 역시도 차를 그다지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차나 커피로는 그나마 사무실에서 홀짝거리면서 수분을 섭취하게 되니까 관심을 갖게 되었죠. 매일 물 대신 마시게 될 테니 아무 차나 선택하기 보다는 건강에 좀 더 좋은 유기농 제품을 잘 찾아서 구입해야 겠다는 목표를 세운 셈이랄까요.

홀푸드 매장에 들어가자 마자, 저는 차 코너부터 찾아갔습니다. 위 사진의 진열대에 놓인 물건은 모두 '차'입니다. 사진에 나온 사이즈의 진열대 3개 정도가 다양한 종류의 차로 가득 채워져 있었고 대부분은 유기농 제품이었어요. 커피 코너는 따로 분리되어 있었고, 유기농 차로 커다란 진열대 3개가 채워져 있다니 정말 어마어마하다는 말 밖에 안 나왔습니다.

브랜드는 Rishi Tea, Allegro, Teapigs, Yogi, Organic India 등등... 진열장 가득히 각 브랜드에서 나오는 유기농 차의 종류가 어찌나 다양하게 빼곡히 놓여 있는지요! 마음 같아서는 모두 사와서 한잔씩 맛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꾹 참고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여 몇 가지 차를 구입해 왔습니다. 이제 하나 하나씩 시음기를 올려볼까 해요~ 

유기농차에 대한 다양한 포스팅을 보고 싶다면 가끔 관심갖고 제 블로그로 놀러 오세요. 여기에 링크된 Tea 카테고리도 눌러 보시고요~ 클릭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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