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토크쇼에서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어의 어려운 부분이 뭐냐고 묻자 한 외국인이 답하길 "한국어에는 서로 비슷한 단어들이 많은데, 가령 파출부와 파출소는 너무 헷갈려요!" 라고 말하더라구요.

제게도 영어를 처음 공부했을 때, 참 어이없게 비슷해 보이던 단어가 있는데 바로 forgive와 forget입니다. for+give 와 for+get...어찌보면 닮았잖아요. for를 제외하면 전혀 다른 단어들인데, 도대체 그 둘의 어떤 점이 닮았냐구요?

give와 get은 둘 다 소유와 관계되어 있는 단어입니다. 무언가를 준다는 것과 그것을 획득한다는 것은 소유권의 문제니까요. 많은 사람들은 더 많은 것들을 get 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경쟁하고 싸웁니다. 얼마나 더 많이 갖고 있느냐가 바로 통제권이 되고, 영향력이 되고, 권력이 되니까요. 현대 사회는 소유와 소비를 미덕으로 삼는 경향이 있잖아요. 심지어 교회조차도 신앙과 물질적 축복의 관계에 대해 공공연히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내려 놓기 전까지 가질 수 없는 것들이 세상엔 의외로 참 많습니다. 남에게 베푸는 행위를 통해 얻는 기쁨을 생각해 보세요. 내 양 손에 모든 걸 움켜 쥐려 하다보면, 정작 소중한 것을 get 할 수 없게 됩니다.

forgive와 forget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요? 누군가를 용서하기 전까지는 망각이라는 소중한 선물을 받을 수 없는 것 같아요. 아무리 잊으려 해도 잊혀지지 않는 마음의 상처가 있다면, 혹시 아직도 상대 또는 내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 것은 아닐지 잘 생각해 보세요.

결국 give와 get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forgive와 forget이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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