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채널을 돌리다가 노르웨이 극우세력의 테러에 대한 방송을 잠시 보았는데요. 테러 직후의 노르웨이 총리 발언에 닭살이 오도도 돋았습니다. 옌스 총리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그렇게 남겼대요. "더 강한 민주주의와 더 큰 관용의 정신으로 보복하겠다"

우리가 타인의 폭력이나 부당한 처사에 대응하는 방식은 대개 두가지로 나뉩니다. *힘으로 맞받아치기* 또는 *비굴하게 적당히 타협하기*
 
맞고도 되받아치지 않으면 바보취급하는 세상이니까 적당히 상대를 탐색해 보고 나보다 상대가 약하다 싶으면 매우 강하게 나가구요. 상대가 강해 보이면, 적당히 비굴하게 굽히고 나가는거죠. 내가 만약 당하면 당한대로 되갚아 주어야 남들이 나를 얕잡아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우리는 살아가요. tit for tat 전략의 생활화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옌스 총리는 더 큰 관용과 민주주의로 보복하겠노라고, 폭력으로 되갚지 않겠노라고 선언합니다. 진짜 한 수 위라는 걸 보여주는 발언 아닙니까? 우리가 힘으로 상대를 누르려 하고, 무언가를 입증하려 하는 것들은 실상 상대에게 굉장히 겁이 나기 때문입니다. 가령 겁 많은 강아지일수록 더 으르렁거리고 더 크게 짖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죠.

폭력으로 폭력에 맞서는 이들을 용기있다고 부르는 것이 맞나요? 테러나 폭력, 전쟁의 부당함에 대해서 주장하는 방식이 폭력이 된다면,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폭력에는 폭력으로, 부당함에는 부당함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잃게 될까 두렵기 때문이죠.

결국 이것은 단지 인생의 불확실성을 대하는 방식이며, 스스로를 얼마나 신뢰하느나의 문제입니다. 타인에게 열린 자세를 취하고 다양성을 받아 들이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이 내적으로 단단해야 합니다. "오란고교 사교클럽"이라는 다소 엉뚱발랄한 만화 속에 보면 그런 대사가 나옵니다. "진정한 강함이란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받아 들이는 것" 이라고요.

더욱 열린 사람,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 되자고 오늘도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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