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월경에 이대 삼성홀에서 뮤지컬 그리스를 보고 왔는데 까맣게 잊고 있다가 이제야 리뷰를 올리게 되네요.

그리스(Grease)는 남자들이 머리에 바르는 포마드 기름을 뜻하는데요. 올백으로 머리를 쓸어넘긴 엘비스 프레슬리가 한창 인기몰이를 하던 1950년대를 배경으로, 고교생들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좀 노는 남자 고등학생 대니와 순진한 여학생 샌디의 사랑과 오해, 그리고 해피앤딩~ 트랄랄라..뭐 이런 내용입니다.  

뮤지컬 그리스는 꽃미남 배우들의 등용문이 되어 왔다고 하네요. 이선균, 지현우, 오만석, 엄기준 등등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다고 합니다. 제가 갔을 때엔 이현씨가 대니역을 맡으셨는데, 오션이라는 그룹의 가수 출신이라고 하는데 꽤 준수한 외모셨어요.

신나는 음악과 배우들의 열연은 대체로 만족했지만, 스토리 면에서는 아쉬운 점들이 많았어요. 고교생들의 사랑과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냈다는 면에서 미국 드라마 글리(Glee)와 비교해 보게 됩니다. 미국 고교생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스토리가 가볍게 전개된다는 점에선 두 작품이 상당히 비슷한데요. 주제에 도달하는 방식이나 생각하는 깊이가 확연히 다릅니다. 글리는 독특하고 입체적인 캐릭터들이 사건과 갈등을 통해 각자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자신들의 고민을 풀어내는데 반해, 그리스는 좀 마초적이고 일차원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적당히 마무리해 버립니다. 순수했던 샌디가 자신의 모습을 버리고, 일탈을 택함으로써 대니와 적당히 해피앤딩을 맺는다는 맹숭맹숭한 결말이라니...흐음!

P.S. 저는 포스터 속 포즈 따라하길 좋아합니다....하지만 저 사진을 보니까....다음부턴 절대 저러지 말아야겠네요....저 사진 때문에 내가 나를 디스하는 포스팅이 되어버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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