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회사에서 점심을 먹는데 직장 상사가 웃으며 말했었다. 환경오염이 심각하다고 하는 언론 보도들이 자신의 눈에는 일종의 음모 같다고, 원래 세상은 때로는 좀 더워지기도 하고 때론 추워지기도 하는데 일부의 사람들이 괜한 호들갑을 떠는 것 같다고 그분은 말했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선 새로운 소비가 끊임없이 생겨야 하니, 환경에 대해 이야기 하며 전기차 같은 새로운 소비트렌드를 만드는 게 아니겠냐고 말이다. 이렇게 거대한 지구에서 인간이라는 하찮고 작은 존재가 과연 얼마나 영향을 미치겠냐고 그분은 반문했다.

정말 그런걸까? 정말 이대로 괜찮은걸까? 나는 워낙 귀가 팔랑거리는 사람이라서, 그 말을 듣고보니 정말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고 잠시 생각했다. 파괴되는 환경에 대한 내 걱정이 유난스러운 기우일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환경에 대한 걱정을 잠시 내려놓으니 마음도 가벼워졌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시간이 지나도 그 대화가 떠오르고, 그럴 때면 마음이 무거워지고 전보다 더 큰 걱정이 된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분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으면 정말 어쩌나.

COVID-19를 겪고, 유래없이 기나긴 장마를 보내면서 2020년의 봄과 여름은 그 어느 해보다 여러모로 힘들다. 이러한 힘겨움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정서적으로 제일 고통스럽게 느껴졌던 건 이전의 평범한 일상이 주던 안온함이 되돌아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었다. 앞으로 마스크 없이 청량한 공기를 맡으며 저녁 산책을 나갈 수 있을까? 전세계에 불어닥친 불황이 혹시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파괴하진 않을까? 뉴욕911테러로 잠시 뉴욕 상공에 비행기가 뜨지 않아 인공적인 구름이 잠시 생성되지 않았던 것만으로도 뉴욕 기온이 상승했는데 (당시의 기사보기), 지금은 전세계 항공 교통이 급감했으니 앞으로 전세계 기후는 어떻게 될까?

그 어떤 질문에 대한 답도 우리는 모른다. 그저 추정할 뿐 그 누가 정확한 답을 알까? 혹자의 말처럼 지구는 어마어마하게 크고 인간은 작은 존재일 뿐이니 별탈 없을 거라고 나이브하게 믿고 싶지만, 이 거대한 지구에 소수에 불과한 인류가 끼친 환경오염과 그로 인한 기후변화는 너무 드라마틱해서 이제는 소름이 끼친다.

그때 대화를 떠올리며 지금 나는 후회한다. 나는 침묵해서는 안되었다. 불같이 화를 냈어야 했다. 침묵조차도 의사소통의 일부가 된다는 사실을 그때의 나는 간과했다. 침묵은 곧 암묵적 지지를 의미한다. 부끄럽게도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일정 지분의 책임이 있다. 침묵하고 방조한 일에 대한 대가를 물어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 나는 40년간 살면서 어떤 식으로든 자연을 파괴하는 데에 동조해왔으니 내가 앞으로 겪을 일들은 어쩌면 내 행위의 대가를 치른다고 생각하면 되겠지만, 무고한 어린 아이들과 동물들은 어쩌란 말인가.

이번 폭우로 인해 엄청나게 불어난 물에 휩쓸려 지붕에 올라간 소가 내려오지도 못한 채 오도가도 못하는 모습이 방송에 나온다. 소를 끈으로 묶어 사람들이 억지로 끌어당기니, 소가 아슬아슬하게 계단으로 밀려 내려 오다가 그만 발목이 부러졌고, 계단 위로는 피가 낭자하게 흐른다. 안타까움에 그만 눈물이 왈칵 나는데, 이 감정을 설명할 길이 없다. 이대로는 지구에 사는 생명들 중 어느 하나도 괜찮을 리 없다.

이제 고작 6월 초인데 벌써부터 한여름같은 때이른 더위가 기승입니다. 최근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원전과 관련한 여러가지 이슈들이 제기되면서 정부에서는 에너지 절약을 다른 여느 때보다 강조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여름철 적정 실내 온도를 26도로 정부가 규제하고 있어서 컴퓨터나 사무용품의 열기까지 합쳐지면 사무실 안이 너무 후텁지근합니다. 

그러나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면 되고, 숟가락이 없으면 젓가락으로 밥 먹으면 됩니다! 치솟는 전기요금과 나날이 기온이 상승하는 지구 온난화에 맞서서 진정 시원하게 여름을 나는 방법은 없을까요? 에어컨을 거의 틀지 않아도 시원하고 쾌적한 건물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1. 녹색커튼 (Green Curtain)을 치자!

녹색커튼이란 건물의 벽면이나 창가, 베란다 등에 담쟁이 덩굴, 오이, 참외, 수세미, 토마토, 나팔꽃 등을 심어 외부의 열기와 태양광을 차단하는 것을 말합니다. 여름철 뜨거운 햇빛을 막는 데에는 잎이 무성한 녹색 식물이 제격이니까요. 게다가 수분을 흡수하고 발산하는 증산효과로 실내 환경도 쾌적해 집니다.

일례로 일본기업 쿄세라 그룹은 공장 및 사무실 외벽에 나팔꽃 같은 식물을 길러 햇빛은 차단하고 자연 냉각을 하는 그린커튼 프로젝트를 2007년 나가노현 오카사공장에서 시작하여 대대적으로 현재도 전개하고 있는데 실내 온도를 2도 정도 낮춰 냉방비 등의 비용절감 효과를 내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이렇게 재배된 녹색식물은 구내식당의 식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니 1석 2조의 효과라고 하겠습니다.

우리 정부는 녹색커튼 보급에 나서고 있는데,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는 최근 서울 청계광장에서 시민들에게 토마토, 고추, 참외 모종을 무료로 나눠주며 캠페인을 펼쳤다고 하네요. 일본 국토 환경성 역시도 2011년 대지진과 원전 사고 여파로 인한 전력 공급 부족으로 절전 효과 및 건물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녹색커튼 조성사업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2. 건물 꼭대기에 옥상정원(Green Roof)를 만들자!

미국 북동부의 시카고에서는 다양한 친환경 건축을 도입하여 활용하고 있는데 옥상에 녹지를 형성한 Green Roof를 시카고의 시청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옥상 녹화는 태양열에 장시간 노출되는 옥상에 정원을 조성하여 친환경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과 동시에 에너지 효율을 올려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옥상 정원을 자연 친화적인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지요.

옥상정원은 건물의 단열재 역할을 해 여름엔 실내 온도를 낮춰주고 겨울엔 열기를 잡아주기 때문에 냉/난방비를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옥상 정원이나 베란다에 채소를 기르면 맨바닥보다 한여름 기준으로 최대 15도나 온도를 낮춘다는 해외 연구 결과도 있었고, 벽면 전체를 담쟁이덩굴이나 이끼류로 뒤덮는 벽면녹화를 병행하면 31%까지 냉방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3. 단열필름(Solar Control Film)을 아파트 유리창에!

승용차처럼 아파트 유리창에 썬팅을 해서 냉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하네요. 에너지관리공단과 관련업체에 따르면 가정이나 사무실 유리창에 태양에너지조절용 단열필름(Solar Control Film)을 부착, 실내외로 유출입되는 태양에너지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냉난방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에너지관리공단 실험결과 한여름 실내기온 30.9℃, 실외온도 34.8℃인 상태에서 아파트 유리창에 단열필름을 설치했더니 실내온도는 23.9℃로 무려 7℃나 낮아진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게다가 한번 시공하면 외부의 강력한 충격에도 유리창이 쉽게 깨지지 않아 외부 침입이나 태풍 등의 자연 재해로부터 보호되는 효과도 있다고 하네요. 다만 시공비가 조금 비싼 편이라서 가격 대비 효용성은 각자 잘 판단해보시고 시공하시기 바랍니다.

4. 빙축열냉방(氷蓄熱冷房)으로 전기요금을 아낀다

빙축열냉방(氷蓄熱冷房)은 Ice Storage Air Conditioning System이라고도 불리는데, 전력 소비가 많은 여름철 낮에 에어컨을 돌리지 않고 밤에 얼음을 얼렸다가 한낮에 이를 녹여 건물을 냉방하는 첨단 냉방 방식입니다. 이를 설치한 건물은 40%까지 전력 요금이 할인되는 밤에 전력을 이용해 얼음을 얼려 전력 요금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오후 2~3시의 피크타임 때 막대한 냉방용 전력 수요를 억제할 수 있어 국가적으로도 유리하다고 하네요.

초기 설치비가 에어컨 설치비보다 30% 정도 더 든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저렴한 전기요금으로 연간 운영비는 절반밖에 되지 않아서 규모에 따라서는 4년이면 투자비를 모두 회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정부는 여름철 전력 수요를 줄이기 위해 대형 건물에 이 방식의 냉방을 장려하고 있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현재는 초기 투자비용이 크다보니 소규모 주택보다는 대형 건물에 활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설치가 용이해져서 가까운 훗날엔 일반 가정에서도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이제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

이제는 에너지 절약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제가 직장 생활을 시작하던 2000년경에는 여름철엔 회사에서 다들 긴팔을 입고 지내는 기이한 풍경이 펼쳐졌었죠. 밖에는 땡볓이 내려쬐고 30도를 넘나 들어도 회사 건물에만 들어오면 너무 추워서 카디건을 입고 있을 정도의 과도한 냉방이 일상이었어요. 여름엔 긴팔을, 겨울엔 반팔을 입고 근무를 할 정도로 에너지의 소중함도 모르고 펑펑 쓰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에너지 낭비와 환경 오염의 대가를 지금 모든 사람들이 함께 치르고 있다는 생각에 죄책감도 들고, 다른 한편으로는 어쩌면 앞으로 제 평생에 그런 시원한 여름날은 다시는 오지 못할 거라는 불안한 생각도 듭니다. 

앞으로의 여름은 지금까지 우리가 지내왔던 여름과는 차원이 다르게 더욱 힘들고 훨씬 무더운 계절이 될 것입니다. 오늘은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건물의 내부 온도를 낮추는 방법 네가지를 말씀 드렸습니다. 하지만 위에 설명드린 방법들 이외에도 환경도 보호하고 전기도 절약할 수 있는 현명한 방법들이 있을테고, 우리가 열심히 노력한다면 지금보다 좀 더 쾌적한 여름을 보낼 수 있을 거에요! 혹시 여러분만의 시원한 여름나기 아이디어가 있다면 함께 공유해 주세요^^  

이미지출처: http://tokyotombaker.wordpress.com/tag/green-curtain/
http://aasid.parsons.edu/decorationascomposition/content/green-roof-city-hall-chicago
http://www.urbanvisual.co.uk/window-films/solar-control-window-film/

오늘(6/5) 환경의 날을 맞아 스타벅스 매장에 개인 텀블러나 머그잔을 가지고 가면,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오늘의 커피'를 무료로 마실 수 있어요. 물론 엄청나게 긴 줄이 예상되지만, "난 오늘 완전 후리(free)하다잉~" 하는 분들은 행사 시간에 컵 하나씩 들고서 스타벅스로 고고씽!

이외에도 엔젤리너스 커피는 매장에서 개인 컵을 사용하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분들께 추첨을 통해 텀블러를 주며, 파스쿠치는 6월 중에 직영점에서 5회 이상 개인컵으로 음료를 구입하면 커피 쿠폰을 준다고 합니다. (뭐니뭐니해도 스타벅스의 무료 커피가 갑이네요~ ^^)

6월 3일부터 8일까지 맥도널드, KFC, 버거킹은 개인컵을 소지하고 그린카드로 결재하는 고객에게 무료 음료를 제공한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여기에서 말하는 그린카드는 무엇일까요?

그린카드는 녹색 소비를 지원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환경부에서 새롭게 도입한 제도인데, 신용카드 포인트제를 활용해서 에너지 절약, 녹색 제품 구매 등의 녹색 생활 실천 시에 정부, 지자체, 기업 등에서 포인트를 지급하여 국민의 친환경 생활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새롭게 나온 신용카드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린카드를 통해서 녹색 생활 실천에 대한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것인데, 연간 약 20만원 이상의 포인트를 제공하며 적립된 포인트의 일부를 환경 보호 등에 기부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탄소포인트 7만원, 녹색 소비 3만원 대중교통 6만원 등의 혜택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그린카드에 대한 더욱 자세한 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http://www.greencard.or.kr로 방문하세요~

오늘도 제 블로그를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블로그의 방문자 분들은 유기농 제품이나 환경 보호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겠지요. 그럼 제가 요즘 고민하고 있는 몇가지 질문을 드려 보겠습니다.

유기농 농산물은 모든 이에게 반드시 이로운 것일까요?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가솔린으로만 가는 자동차보다 환경에 무조건 좋은 것일까요? 천연펄프 100%로 된 생리대는 환경에 무해한가요?....

이 블로그에 간간히 유기농에 대한 글들을 올리다보니, 관련 서적이나 신문 기사들을 챙겨 읽게 되었고 제겐 묘한 의구심이 조금씩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조금 더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입할 때면, 제 도덕적 소임을 다하는 것 같은 으쓱한 기분도 살짜쿵 느꼈더랬지요. 하지만 이제와서 솔직하게 털어 놓자면 위에 적어 놓은 세 개의 질문 중 어느 하나에도 자신 있게 'Definitely, yes'라고 답할 수 없습니다. 학교에서 시험볼 때에도 사지선다 문제에 '무조건, 항상, 반드시' 등의 말이 들어가면 그건 정답이 아니었잖아요. 제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환경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노력을 무시해서가 아니고, 대다수의 우리는 빠르고 편안하게 사는 것에 이미 익숙해져서 '진정한 친환경'을 외면하기 때문입니다. 온전한 환경 사랑을 실천하려면 좀 더 느리게 사는 삶을 택해야 하는데 말이죠.

[이봐욧!! 빠르고 편하게 살면서도 난 진짜 친환경적인 삶을 살 수 있어욧! 어제 유기농 채소를 마트에서 구입했다구요~!] 조금은 더 건강해지는 느낌도 들고 환경에 좋은 일을 한 것 같아 기분이 좋으셨겠어요. 그런데...음..음...조금 슬픈 소식을 전해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유통업체에서 파는 유기농 채소는 상업적 목적, 즉 판매을 위해 키워진 것이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비료가 뿌려진 영양과잉 상태의 토양 위에서 자라게 됩니다. 유기농 인증을 받으려면 보통 무농약 3년, 전환기 유기농 2년 등의 기나긴 시간을 거쳐야 하는데 이 기간 동안의 농가소득 손실을 메꾸려면 농민 입장에서는 빠른 시간 내에 많은 농산물을 수확해야 합니다. 따라서 농부님들은 유기비료를 열심히 주게 되는데, 화학비료와는 달리 유기비료는 정해진 정량이 없고 농부님의 직감으로 다량의 비료를 투여하게 되지요. 과도하게 비옥해진 땅에서 자라난 채소들은 초산성질소 과다상태가 되며, 이 물질은 많이 섭취할 경우 발암물질을 만드는 등 몸에 해를 끼치게 됩니다. 또한 가축의 배설물로 유기비료를 만드는 경우 가축의 사료에 들어간 항생제가 배설물에 남아 문제가 된다고도 합니다. 결국 항생제 뿌린 밭에서 키운 농산물을 먹게 되는 셈이니까요.

[왜 이래요~먹는 건 어떨지 몰라도... 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몰면서 기름값도 아끼며 환경도 보호했고 게다가 빠르고 편하게 출퇴근했는걸~?]이라고 항변하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이 분들께도 슬픈 소식을 잇따라 전해 드립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 배터리를 합쳐서 에너지 절약과 환경 사랑의 일등 공신으로 추앙받는 차세대 자동차라는 걸 저도 압니다. 대기오염의 주범인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이니까요! 그런데 일부에선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사용되는 배터리의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일각에서는 자동차 배터리 폐기물이 자동차 배기 가스보다도 오히려 더 심각하고 장기적인 환경오염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거참! 그럼 농약 뿌린 야채 먹고 가솔린 자동차 펑펑 끌고 다니며 더 이상은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지 말란 건가요? ] 에이 무슨 서운한 말씀이세요. 전혀요! 여러분이 유기농채소를 구입하신 덕분에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물들었던 땅이 조금씩 되살아 나고 있어요! 자동차 매연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주신 덕택에 더욱 새로운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고, 아마도 자동차 배터리 폐기물을 보다 효율적으로 재활용하기 위한 방법들도 여러모로 강구되고 있겠지요!

게다가 이 장황하고 재미없는 글을 여기까지 읽는 정성을 기울이신 것으로 보아 당신은 진심으로 환경을 사랑하고 계십니다. 그런 당신께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이 글을 적기 시작했어요. 우리가 사는 삶의 방식을 조금 바꾸고, 템포를 약간만 늦추자는 겁니다. 유기농 채소가 위험할 수 있으니, 편하게 농약 뿌린 채소를 먹자는 게 아닙니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건강한 방식으로 비료와 농약을 주지 않은 자연재배 채소를 조금씩이라도 직접 키워보자는 거에요. 하이브리드 자동차도 환경에 꼭 좋은 것은 아니니 가솔린 자동차를 쓰시라는 게 아니구요. 조금은 불편하고 느리겠지만, 아주 급한 일이 아니라면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시면 좋겠다는 것이지요. 다시 한번 더 말씀드리지만, 친환경 제품을 소비하지 말자는 게 결코 아닙니다. 기왕에 구입할 때에 에너지도 절약되고 환경도 보호하는 착한 소비를 하면 당연히 좋죠! 다만 유기농이나 친환경 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고 해서 그게 최선의 정답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는 거에요.

예전에 미국 홀푸드 매장에 갔을 때에 그곳에서 캔에 담긴 유기농 식품을 판매하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땐 그걸 보면서 '와, 참 빠르고 편하게 웰빙 음식을 먹을 수 있구나'라고 감탄했었는데 이제 돌이켜 생각해보니 참 이기적인 발상에서 만든 제품이란 것을 깨닫게 됩니다. 구매자의 입장에선 아주 간편하게 유기농 음식물을 섭취하겠지만, 우리의 자연에 남겨지는 그 캔 쓰레기는 어쩌란 말인가요. 개인의 관점에서 웰빙이었을지 몰라도, 사회적 관점에서의 로하스와는 전혀 동떨어진 것이죠. 결국 우리의 소비 중심적인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기 전까지는 진정한 환경사랑은 너무나 먼 이야기입니다.

왼쪽의 그림에서 무엇이 보이나요? 어떤 이에게는 천사가 보이고, 또 어떤 이에게는 악마가 보일 것입니다. 하나의 제품, 하나의 과정, 하나의 행동도 관점에 따라서는 전혀 다르게 비춰지거나 이해되곤 합니다. 친환경산업이 어떤 이에게는 '환경사랑'을 위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이해되기도 하지만, 다른 어떤 이에게는 돈벌이를 위한 신대륙이나 블루오션쯤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제가 비록 그린 컨슈머에 관한 블로그를 운영하고는 있으나, 값비싼 친환경제품 구입을 선뜻 권유하지 못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환경 사랑은 구입을 통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완성되는 개념이니까요. 많은 기업들이 녹색을 이야기하고, 친환경을 이야기하지만 초록색 비닐을 콘크리트 위에 덮어둔다고 해서 그게 녹색 성장은 아니잖아요. Green Washing에 대해서 예전에 적었던 글이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쯤 읽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린워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똑똑한 소비와 현명한 행동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우연히 EBS 방송을 통해 TED를 접하고서부터, 저는 TED 열혈팬이 되었습니다. TED는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의 약자로서 기술, 디자인, 엔터테인먼트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공유할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를 나눠주는 일종의 [지식 나눔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양한 분야의 석학들이 나와 자신의 분야에 대해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기도 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양측이 나와 열띤 토론을 하기도 합니다. (TED 사이트 바로가기)

때로는 환경에 대한 세션이 진행되기도 하는데요. 지난 번에는 TED 토론의 주제로 "원자력 에너지, 과연 필요한가?" 편에 스튜어트 브랜드와 마크 제이콥슨이 나와 원자력 에너지의 필요성 여부에 대해서 갑론을박의 팽팽한 설전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우선 동영상부터 보실래요? 동영상 하단의 메뉴를 클릭하시면 다양한 언어로 자막이 제공됩니다. ^^ (토론 보러가기)

어떠세요? 보고나니 원자력 에너지에 대해 갖고 있던 의견이 바뀌셨나요? 아니면 역시나 자신의 생각이 더 확고해졌나요? 저는 양측 중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지식이나 관점, 직관, 본능 그 어느 것 하나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것은 없기 때문이지요. 때로 어떤 이들은 자신의 생각이 마치 객관인양, 진실인양 이야기 하지만, 신이 아닌 한, 어떻게 무엇이 절대적인 진리인지 판명할 수 있을까요? 어쩜 진실은 저 너머에 있고 지혜는 너무 멀리 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낙담하지 마세요. 진실이나 지혜 따위는 저 멀리 있으니, 원자력 발전이든 혹은 재생가능한 에너지든 그게 그거일 것이라고 쉽게 단언하지도 마세요. 가능성을 열고, 다양한 주장에 대해서 귀기울여 보세요. 풍력이나 태양에너지와 같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할 재생가능에너지원에 대해서 우리는 아직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아요. 하지만 이에 대해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서, 끊임없이 의견을 나누고 답을 찾다보면 더 나은 길은 단연코 나타날 것입니다.

"지혜를 깊이 생각하는 것 자체가 완전한 예지다. 지혜를 얻으려고 깨어 있는 이는 곧바로 근심이 없어진다. 지혜는 자기에게 맞갖은 이들을 스스로 찾아 돌아다니고 그들이 다니는 길에서 상냥하게 모습을 드러내며 그들의 모든 생각 속에서 그들을 만나 준다. 지혜의 시작은 가르침을 받으려는 진실한 소망이다." (지혜서 6,15-17)

" 인간은 섬이다. 섬들이 바다 밑으로 보이지 않게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인간도 보이지 않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 

영화 [어바웃 어 보이]에 나왔던 대사처럼 인간은 진정 *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쓸쓸하게 바다 저편 어딘가에 나와 같은 존재가 있음에 스스로를 위안하며 혼자 살아가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바다 밑으로 보이지 않게 다른 이들과 연결되어 있지요.

하지만 바다 밑으로도 연결되어 있지 않은 채, 둥둥 떠다니는 "진정 외로운 섬"이 태평양의 서경 135~155도, 북위 35~42도 위치에 있습니다. 그 섬은 자그마치 텍사스 두배 크기 곧 한반도 면적의 7배에 이르며 북태평양의 하와이섬 근처에 있어요. 엄청나게 거대한 이 섬의 정체가 궁금하신가요? 이 섬은 바로 전세계의 여러 국가들이 배출한 플라스틱병, 폐타이어, 장난감, 그물 등이 뒤섞여 둥둥 떠다니는 거대한 쓰레기 섬, Great Pacific Garbage Patch(GPGP)입니다. 

여러 나라에서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해류에 휩쓸려 둥둥 떠다니다가 타원형 무풍지대인 '북태평양 아열대 수렴지역'으로 모여 들었고 매년마다 그 크기는 커지고 있습니다. 이곳의 쓰레기양은 자그마치 1억톤으로 추산되지만, 쓰레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플라스틱 조각이 너무 작은 데다 수면 바로 아래에 있기 때문에 위성사진으로는 관측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지역은 수심이 깊고 바람이 약해 플랑크톤 등 영양분이 순환하지 않기 때문에 어류가 거의 살지 않아 어선들도 갈 일이 없어 이 섬의 정체가 드러난 것도 불과 15년 전이었습니다.

더욱 끔찍한 것은 이 둥둥 떠다니는 쓰레기 때문에 바다 생물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는다는 것입니다. 그물에 묶여서 수상포유류나 거북이가 죽기도 하고요. 쓰레기의 90%를 차지하는 플라스틱은 자외선에 의해 조금씩 사그라들게 되고, 바다새들은 이를 모이로 착각해 쪼아 먹기도 합니다. 플라스틱이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플라스틱만 먹은 새들은 결국 굶어 죽게 되지요. 하와이 섬 주변에서 죽은 새 뼈들이 다수 발견되었으며 이들의 위 속에는 플라스틱만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연간 백만마리의 바다새들과 수십만마리의 수상포유류 및 거북이들이 이처럼 희생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 쓰레기 섬의 문제 심각성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모여 다방면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카이세이 프로젝트(Project Kaisei)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2009년 3월에 시작된 프로젝트로써, 쓰레기섬에 대해 연구 조사하고, 쓰레기들을 처리할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요.

많은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고독하다고들 하지만 이 섬처럼 끔찍하게 외로운 존재가 또 있을까요? 바다 밑으로도 연결되지 못한 채 부유하는 플라스틱 섬은 너무도 외로운 나머지 자연의 생명까지 옭아매어 갉아먹고 있나 봅니다. 그리하여 저는 개인적으로 그 섬을 이렇게 명명해 볼까 합니다. Plastic Tragedy!! 우리에게 닿기를 희망하는 외로운 섬의 비극이니까요. (인류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이 이야기는 Plastic Tragedy 라기보다는 Plastic Horror에 가까울 것 같기도 합니다만;;;; )

참고자료: http://en.wikipedia.org/wiki/Great_Pacific_Garbage_Patch
태평양 한가운데 '쓰레기의 무덤' 있다 조선일보 2009년 8월 6일

요즘 패션 트렌드는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는 것 같습니다. 작년쯤 구입했던 코트를 올해 입으려고 꺼내보니, 뭔가 어색하고 살짝 뒤처진 느낌이 드니 말입니다. 언제부터인가 패션의 변화 속도가 너무나 빨라졌습니다. 이러한 패션 경향을 일컬어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라 부릅니다.

패스트 패션이란?
패스트 패션은 소비자의 기호를 즉각 파악해 곧바로 시중에 내놓는 속성 패션으로, 스페인의 글로벌 패션브랜드인 자라(ZARA)가 이 분야의 대표 주자입니다. 명품의 경우 새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기간이 통산 1년 정도이나, 자라는 매장에서 소비자의 수요를 즉각 파악, 연구해 디자이너들에게 신속히 제작을 의뢰하는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새 제품 출시 기간을 4-8주로 줄였다고 해요. 이를 위해 자라는 도요타식 생산 방식인 ‘저스트 인 타임’(재고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입하된 재료를 곧바로 제품 생산에 투입하는 상품 관리)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2004년 경쟁사인 스웨덴의 헤네츠앤드모리츠(H&M)나 갭(GAP) 등의 신제품은 2000-4000개에 그친 반면 자라는 1만1000여개 신제품을 출시했다고 하며, 자라의 성공 덕택에 자라의 모기업인 인디텍스(Inditex)는 2004년 7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이후에 H&M도 패스트 패션에 뛰어들었고 패스트 패션은 유행에 민감한 10대들의 영역을 넘어 프랑스, 독일, 스페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급성장 중입니다.


패스트 패션과 환경문제
모든 소비중심의 문화가 그러하듯이, 이와 같은 패스트 패션 역시 환경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2007년 1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패스트 푸드가 건강에 위협을 주듯, 패스트 패션은 환경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의류산업(sustainable clothing)'을 논의할 때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가 ‘잘 입는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티셔츠와 스웨터가 샌드위치보다 더 싸게 판매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패스트패션은 쓰레기를 양산하는 ‘환경의 적’”이라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더 타임스 역시 “녹색(환경운동)은 새로운 검정(패션에서 기본이 되는 색)”이라고 밝히면서 패션계 역시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지요. 패스트 패션은 빠른 유행에 맞추기 위해 '더 싸게, 더 많이, 더 다양하게' 만들기 때문에 쓰레기 양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지구 온난화를 초래하는 탄소 배출량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매시즌이 아닌 2주에 한 번씩 디자인이 바뀌어 나오는 패스트패션의 경우에는 유행이 지나면 버려지는 것이 대부분이며, 버려진 의류는 소각 처리되면서 이산화탄소와 다이옥신 등 각종 유해물질을 발생시켜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됩니다. 이와 같이 패스트 패션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그 폐해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안이 모색되고 있다고 합니다. 옷도 자원의 일종으로 여겨 일반 쓰레기와 같이 매립하거나 소각하지 않고 재활용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재활용 패션 브랜드가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는 것이지요.

친환경 패션의 종류
친환경 패션은 크게 자원 재활용, 리폼, 천연 소재, 동물성 소재 미사용 등으로 나뉘게 됩니다. 손바느질과 리폼, 핸드 페인팅으로 헌 옷을 새로운 느낌으로 리폼하거나 환경오염이 없는 원단으로 옷을 만들고, 버려지는 캔이나 일회용품으로 액세서리를 만드는 등 생활 속에서 친환경 패션을 실천하는 것이지요.

▼ 재활용 패션
입지 않는 티셔츠를 잘라내 아이 실내복이나 턱받이를 만드는 등 간단한 것부터 헌 옷과 자투리 천을 이용해 옷을 만들어 입을 수 있습니다. 헌 옷 리폼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고, 특히 아이 옷은 가위와 바늘, 실 등 간단한 손바느질 도구만 있어도 손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리폼이나 홈패션 블로그나 사이트에서도 다양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어요.
 
▼ 천연소재 
천연소재를 이용하는 많은 그린 디자이너 분들이 계신데요. 땅에 묻으면 5주 안에 분해되는 옥수수 전분 소재 원단으로 웨딩드레스를 만든다거나 쐐기풀로 만든 원단을 천연 염색해 병원 환자복을 만들기도 하는 이경재씨도 계시구요. 주얼리 디자이너 장미화씨는 버려진 캔, 일회용품, 떨어진 단추 등 남들이 무심코 버린 쓰레기를 예쁜 액세서리로 변신시키는 작업으로 친환경을 실천하고 계신답니다.

▼리폼
핸드 페인팅으로 평범한 옷이나 패션 소품을 특별하게 변신시키는 재활용 공예도 리폼의 한 종류입니다. 외국에서는 재활용 공예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전문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새것과는 또다른 질감이나 색감을 느낄 수 있어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옷이나 패션 소품뿐 아니라 집 안의 가구, 가전제품에도 핸드 페인팅을 하면 새롭게 느껴져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쓰레기를 줄여 환경을 보호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요.

▼동물소재 미사용
최근 일본의 한 패션쇼에서 이른바 '친환경 모피' 패션이 선을 보였습니다. 재활용 의류에서 추출한 폴리에스터 섬유가 바로 그 재료인데 실제와 비슷한 촉감에 주목을 받았습니다. 겨울 패션의 꽃으로 불리는 모피코트. 일본의 한 디자이너가 이 최고급 의류에 친환경 개념을 도입해 눈길을 사로잡았는데요. 화려한 모피의 재료는 바로 재활용 의류들입니다. 수거한 옷에서 폴리에스터 섬유를 추출한 뒤 친칠라 등 실제 동물의 털과 혼용한 것이라고 하네요.인조모피가 세상에 선을 보인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아직까지 싸구려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온실가스 등 환경문제가 세계적 화두로 등장한 덕분인 지 패션쇼를 본 사람들의 평가는 긍정적이었다고 합니다.

패션 브랜드들의 변화
이처럼 환경문제가 부각되면서 해외에서는 H&M, 막스&스펜서 등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일찌감치 오가닉 티셔츠를 선보이는 등 미래 환경까지 생각한 제품 출시가 증가하고 있구요. 스웨덴의 패션 브랜드 ‘H&M’은 여성, 10대, 아동과 유아들을 위해 유기농으로 재배된 면을 사용한 자연 친화적인 유기농 라인을 런칭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패션 디자이너 김동환 윤진선 홍선영 채수경은 인사동 쌈지길에 재활용 패션 브랜드 ‘에코파티 메아리’를 오픈했다고 합니다. 에코파티 메아리는 중고생활용품 매장인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 버려진 제품을 재활용해 옷이나 가방을 만듭니다. 길거리에 널린 현수막, 낡은 소파 가죽, 공사장 가림막도 이들의 손을 거치면서 머플러로 재탄생하고, 낡은 소파 가죽도 손가방과 지갑으로 재활용되지요. 국내 캐주얼 브랜드 베이직하우스가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오가닉 라인을 본격 출시, 친환경 패션 라인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어요. 

나부터 시작하는 친환경 패션
유기농으로 재배된 면으로 된 옷을 구입하는 것도 환경에 도움은 되겠으나, 가장 친환경적인 패션은 갖고 있는 옷들을 잘 활용하고 새 옷은 덜 구입하는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최신 유행에 따라 달마다~ 철마다~ 해마다~ 옷을 마구잡이로 구입한다고 해서 Trend Setter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스타일과 체형에 맞는 옷을 시간과 장소에 따라 적당히 잘 입으면 그게 바로 Best Dresser 아닐까요? 한마디 덧붙이자면 Trendy 한 것보다 Classic 한 것이 10년 후, 20년 후까지 멋져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최고로 유행하던 디스코 바지, 그걸 입은 사진을 지금 들여다 보면, 그 촌스러움에 손발이 오글거린답니다.

참고자료: 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2010.9.4 일자 조영문 외
여성동아 2008년 05월호 권소희
스포츠한국일보 2007년 5월 16일자
‘패스트 패션’ 휩쓴다, 오화석

요즘 트렌드 컬러는 무엇일까요? 2010년 F/W 최고의 유행색은 Camel과 Orange라고 하던데, 사실 뭐니뭐니해도 대세는 Green이 아닌가 합니다. 크고 작은 기업에서부터 심지어 정부까지도 '녹색성장' '녹색경영' 등의 녹색 노래를 부르니 말입니다. 공교롭게(?) 이 곳 주소도 greenconsumer 잖아요? ^^ 그러나 여기서 질문 한 가지! 당신이 사용하는 그 제품은 Real Green입니까?? 혹시 Green Washing에 속아 구입하신 것은 아니신가요??? 

Green Washing은 무엇일까요?
그린워싱(Green Washing) Green White Washing (겉치레)의 합성어로써 기업이나 정부, 또는 특정 단체들이 친환경 컨셉을 내세워 제품이나 서비스, 정책 등을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친환경이 아니라 소비자나 국민를 속이는 행동을 하여 친환경인 척 하는 것을 지칭합니다.

그린 워싱이라는 이 단어는
1986년 뉴욕 교외의 환경론자 제이 웨스터벨드가 처음으로 사용했습니다. 그는 "환경을 살리기" 위해 투숙객에게 수건을 재사용토록 홍보하며 각 객실에 현수막을 내건 호텔업계의 관행에 관련한 글을 쓰면서 이 단어를 사용했지요. 그는 호텔업계는 환경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은 거의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투숙객의 환경의식을 이용해 수건을 재사용토록 하는 것은 돈을 절약하기 위한 음모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에 그린 워싱은 "친환경"이라는 이미지를 광고하는 데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실질적인 친환경 활동 자체에는 돈을 들이지 않는 행위를 지칭하게 되었습니다. 

그린 워싱의 7가지 죄악
미국의 친환경 마케팅 회사인 테라초이스
(http://www.terrachoice.com) 는 2009년 4월에 '
그린 워싱의 7가지 죄악'이라는 제목의 흥미로운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우리가 친환경이라 부르지만 실제 그렇지 않은 경우는 대개 다음의 7가지 유형을 따른다는 것입니다
이 보고서에서 언급된 7가지 죄악은 숨겨진 이율배반(hidden tradeoff), 증거 부족(no proof), 모호성(vagueness), 부적절(irrelevance), 유해성의 축소(lesser of two evils), 사소한 거짓말(fibbing), 허위표시맹신(worshiping false labels)입니다.

 

각각의 항목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번째, <숨겨진 이율배반>이란 한편으론 친환경 같지만 동시에 환경파괴적인 것을 말하는 것으로 예를 들면 재생 종이가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종이를 재생하지만 종이를 표백하기 위해서는 다시 환경을 파괴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두번째, <증거부족>은 친환경적이라고 하지만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것인데요. 예를 들자면 친환경 주방세제, 에너지 효율 전구 등이 구체적 근거 없이 구호만 외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세번째, <모호성>은 친환경에 대한 정확한 기준과 근거가 부족해 Non-Toxic과 같은 구호를 써놓는 것입니다. 네번째, <부적절>은 인증서와 비슷한 이미지를 부착하여 국가 공인 친환경 제품처럼 위장하는 것입니다. 다섯번째인 <유해성 축소>는 환경파괴적 측면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것을 뜻하는데요. 예를 들면 친환경 살충제, 저타르 담배, 살충제와 타르는 유해성이 이미 확인된 것을 친환경, 저라는 접두어를 붙여 은폐 또는 축소하려는 행위입니다. 여섯번째, <사소한 거짓말>은 제품의 성분, 에너지 등급, 지동차 연비 등 각종 수치를 임의로 조작하는 것으로 7가지 중 가장 잘 못된 경우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허위표시맹신>은 친환경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써, 예를 들면 CFC-Free와 같은 문구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CFC는 오존층 파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미 사용 금지된 원료로 스프레이 제품에는 CFC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한 일부 기업들은 공인되지 않은 자체 환경 인증마크나 슬로건을 제품 포장에 써넣고, 마치 공신력 있는 기관의 인증을 받은 것처럼 선전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린워싱에 낚이지 마세요~

테라초이스가 미국과 캐나다에서 친환경을 내세우는 상품 2219개를 조사한 결과, 7가지 죄악을 저지르지 않은 상품은 25개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그린 코드’를 강조한 상품의 98%가 적어도 하나 이상의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뜻이며, 특히 장난감과 유아용품, 화장품, 세제 등의 상품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정지혜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 ‘그린 마케팅의 불편한 진실과 과제’에서 “소비자들은 윤리적으로 무엇이 옳은지 알면서도 여전히 싸고 편리한 것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친환경 소비자로 분류된 이들의 대부분은 환경 친화적인 소비에 찬성하지만 가격이나 품질과 같은 다른 조건을 포기할 생각은 없는 이른바 ‘그린 유동층’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린 워싱의 오해를 받지 않고 ‘그린 유동층’의 흔들리는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테라초이스는 7가지 죄악을 피할 수 있는 각각의 대안으로써, 마케터가 ‘그린 코드’를 주장할 때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용어를 쓸 것을 강조합니다. 사실과 다른 과장을 피하고, 객관적으로 검증된 공인 인증마크를 활용하라는 충고도 덧붙였습니다.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 전반에 걸친 환경적 영향을 충분히 이해한 후 이를 바탕으로 마케팅을 시작하고, 고객과의 충분한 정보 공유와 참여 유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미국의 다국적기업 감시단체인 코프워치(CorpWatch)는 매년 그린워시 기업을 선정하여 발표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곳에서는 기업의 그린워시에 관한 다양한 정보도 얻으실 수 있습니다.

 

AM I REAL??
그래서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넌 진짜 진짜 그린 컨슈머냐 하고 물으신다면요. 엠.......전 아직은 한참 멀었으나 조금씩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긴 힘들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업의 그린마케팅이 꼭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일종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더 나은 길인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라고 봅니다.

기업체가 ‘그린워싱’을 하는 의도는 자사의 이미지를 ‘환경친화적’으로 치장해서 주가도 상승시키고 매출도 높이고 자신들의 이해관계자들과 관계를 증진하려는 것이겠지요? 이는 궁극적으로 ‘경제적 이득 창출’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녹색인 척 하는 기업과 정말 환경을 염려하는 기업을 구분하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더욱 현명해져야 합니다. '구매력'이라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는 현명한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합리적인 요구를 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기업들이 진짜 친환경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입니다.

참고자료: 테라초이스 2009년 보고서 http://www.terrachoice.com
코프워치 http://www.corpwatch.org
LG 경제연구소 보고서 그린마케팅의 불편한 진실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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