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참 많이 내리는 금요일 저녁입니다. 이번 겨울은 여느 해보다 지독하게 추운 것 같아요. 체감적으로 느끼는 수은주 온도가 매우 낮다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의 비리 파동으로 인해 온정의 손길이 지난 해보다 훨씬 줄었다는 기사를 보면서 심리적인 온도도 참 낮아졌다는 생각도 드네요. 많은 이들의 작은 정성으로 모인 공금을 유용했다는 것이 참 실망스럽고,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로 인하여 사람들이 기부 자체를 기피하게 된 것이 무엇보다 씁쓸하고 슬픕니다.

라스미와 티아이

저는 몇 해 전부터 컴패션을 통해 두 명의 어린이를 후원하고 있는데요. 라스미는 인도에, 티아이는 아프리카에 살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제가 그 두 아이에게 후원하는 금액은 과연 온전히 전달되고 있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걱정 때문에 후원을 그만 둔다면 그건 정말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바보같은 일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제가 후원하는 두 아이가 살고 있는 지역은 기후 변화와 같은 자연 환경의 변화에 굉장히 취약합니다. 이미 선진국이 된 유럽 및 북아메리카 등의 국가들이 지난 수 세기를 거쳐 서슴없이 오염물질을 내뿜어 지구 온난화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이제 와서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것은 그 주범들이 아니라 가난한 나라의 빈민들이라니 참 아이러니합니다.

환경과 건강의 연결고리

우리 모두는 환경이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세계 인구의 4분의 1은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들의 빈곤 문제는 환경 문제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모든 예방가능한 질병의 25%가 직접적인 환경요인에 기인한다고 보고합니다. 현재 수인성 질병으로 빈국의 4억 4천 3백만명의 어린이가 잠재적인 배움의 기회를 잃고 있으며,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으로 인한 임산부의 합병증 발병률이 가파르게 증가해 미래세대의 안녕과 건강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또한 빈민의 생계대책과 식량 안보는 건강한 생태계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으며 기후변화와 대기중 오존 농도는 농업생산량에 큰 영향을 미치는 등 '환경과 빈곤'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들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습니다.

● 식수의 불안전과 부족 및 부적합한 위생 - 1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깨끗한 식수를 적절히 공급받지 못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3 백만 명의 사람들이 매년 수인성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습니다다. 지구상에서 말라리아 발병의 90%정도가 환경적 요인에 기인합니다.

● 실내공기오염과 지역대기오염 - 전세계의 많은 가정은 요리와 난방을 위해 처리되지 않은 고체 연료를 사용하고 환기장치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매년 약 2백만 명의 사람들이 실내오염에 노출되어 사망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70년~80년대에 연탄가스로 인한 질식사고들이 많이 발생하였지요. 또한 지역적 오염도 많은 대도시에서 건강의 위협요소가 되며, 도시화의 촉진은 환경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건강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 식품안정(건강한 식품과 장기 공급량의 확보) – 식량생산을 위한 건강한 환경은 지속가능한 수량공급과 양질의 영양보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식품오염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지요. 환경에 잔류해 먹이사슬을 통해 축적되는 유기 화학물과 중금속은 암의 발병, 출산의 감소, 신경손상 등 인류의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식품공급의 안정은 자원의 이용방법, 토양 생산성의 보존 및 종의 유전적 다양성 보호에 달려있습니다.

● 지구온난화 - 기후와 기상은 다방면으로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데요. 기상이변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으며 폭풍, 허리케인, 홍수 등은 매년 수천의 인명을 앗아가고 수질오염의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빈곤과 환경의 관계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건강문제는 가난한 사람들의 몫으로 돌아갑니다. 실제로 수인성 질환으로 해마다 죽어 가는 300만 명의 사람들 대다수가 가난한 사람들이며, 매년 실내오염으로 죽어 가는 200만 명의 사람들도 대부분 가난한 아이들이거나 여자들이라고 합니다. 2005년 조사에 따르면 주요 환경적인 위험으로 인한 조기사망과 질병이 개발도상국에서의 총 질병 발생의 1/5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지요. 반면, 부유한 나라에서는 환경의 위험으로 인한 질병의 부담이 훨씬 적습니다. 일반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환경 파괴에 가장 심하게 고통을 당하는 반면, 가난 그 자체는 인구의 급속한 성장, 산림파괴, 한계 토지, 도시화의 확산, 청정기술을 이용하지 않는 생산에서 기인하는 지속적인 환경파괴의 주된 요인입니다. 극빈자들이 홀로 가난의 덫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기대할 수는 없으며 긴밀한 국제적 조치가 요구된다고 하겠습니다.

환경의 건강을 결정하는 많은 요인들은 국경을 넘어 존재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요인들은 공동의 국제적 이해와 공약을 기반으로 할 때만 다루어 질 수 있지요. 인류는 적절한 정책적 접근법을 확인하고 환경의 건강 영역에 있어서 종합적이고 다각적인 전략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해야 합니다. 모든 분야에서 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주가 되도록 하기 위한 건전한 환경 정책수단의 개발이 고무되어야 하구요. 더욱이, 전략적인 건강 영향 평가, 발전된 위기 관리, 빈곤과 건강과 환경간의 상호연계에 기반을 둔 더 나은 지식의 개발, 더 좋은 교육 등은 앞으로 더욱 확대되고 개발되어야 할 수단들입니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어요 (Everything Connects)

대부분의 나라들은 장기적인 이익에도 불구하고 경제 생활의 핵심에 해당하는 의무를 떠맡기 꺼려합니다.개발도상국들의 성장 방식과 천연자원의 이용 방식은 전세계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환경친화적인 기술과 관리 원칙을 이용하고 광역적인 경제 및 사회발전의 추구는 모두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전염병, 가장 긴급한 많은 환경 문제들, 더 나은 삶을 찾아 떠나는 난민들의 행렬은 모든 국가가 직면하고 있는 도전 과제들이며, 이러한 과제들은 진정 국제협력활동에 의해서만 해결될 수 있는 국제적인 문제입니다. 인간사회의 장기 생존력이 보장되기 위해서 인류는 공동의 인식과 공동의 책임 및 부담을 기초로 하여 이러한 문제들에 접근해야 합니다.

녹색 나눔 (Eco-Sharing)

가난과 질병은 환경파괴의 배후에 있는 주된 요인이고 건전한 환경은 건강과 빈곤의 효과적인 완화에 필수적입니다.모든 사람에게 기본적인 보건 서비스를 보장해주지 않고 면직과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할 수 있는 수단과 기회도 주지 않는다면 지속가능한 개발이 있을 수 없지요.

가난과 질병, 그리고 환경의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는 방법은 아주 다양합니다. 개인 차원에서 샴푸를 덜 쓰고 물을 아끼고, 에너지를 절약하고 머그컵을 사용하는 친환경적 생활습관은 환경오염을 줄이게 되어 궁극적으로 기후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작은 기부를 하는 것도 전염병을 막고 대기오염을 줄이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결국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요일 별 실천방법

월: 지구와 달(月)을 생각하는 날
BMW(Bus&Bicycle, Metro, Walk)족이 되어요

화: 에너지와 열(火)을 생각하는 날
불필요한 플러그는 모두 뽑아요

수: 물(水)을 생각하는 날
양치질과 세수할 때 물을 받아 사용해요

목: 나무(木)를 생각하는 날
일회용 컵 대신 머그컵을 사용해요

금: 녹색을 모금(金)하는 날
빈곤퇴치와 환경보호를 위한 단체에 기부해요

토: 흙(土)을 생각하는 날
친환경 우리 농산물을 애용해요

일: 태양(日)을 생각하는 날
불필요한 전등은 모두 끄고 자연채광을 이용해요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서는 환경살리기와 빈곤퇴치를 목표로 "I DO, 녹색나눔운동(Eco-Sharing) 제가 하겠습니다"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 캠페인은 위의 요일별 실천사항을 지키며, 이로 인해 절약된 금액을 ‘녹색나눔기금’으로 기부하는 모금운동이구요. 이 모금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는 "I Do"가 적혀있는 스티커를 배부하는데, 이는 홈페이지(www.obos.or.kr)를 통해 신청하면 받아볼 수 있습니다. 모금액은 한마음한몸운동본부 국제협력사업에 사용됩니다.

세상에는 어디에나 불의가 존재하지만, 지금도 세상이 잘 흘러가는 건 소수의 불의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의 선의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가령 한 대의 비행기가 잘 날 수 있는 것은 그걸 만들고 정비하고 운항하는 과정에서 수 천명의 정직과 선의가 모여졌기 때문입니다. 그 수천명의 사람들이 과연 모두 다 한결같이 성실했을까요? 그 수천명이 모두 선의를 품고 일했을까요? 시스템 안에 모든 사람들이 윤리적인 것은 아니지만, 일부의 비윤리나 부정 비리를 이겨내는 힘은 무관심이 아니라 각 개인의 선한 행동과 참여입니다.

참고자료: 가난, 건강, 환경의 상호관련성, 써보른 자글랜드 노르웨이 외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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