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에서 파는 커피를 소개한다니 조금 생뚱맞긴 합니다만, 오늘은 르뽀미에에서 판매하는 유기농 아메리카노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합니다. 

봄은 이래 저래 참 요상하고 변덕스러운 계절입니다. 어제는 굉장히 덥더니 오늘은 비가 쏟아지네요. 비가 오는 날엔 이상하게도 커피가 유난히 당기고, 또 커피가 참 맛있게 느껴지잖아요. 오늘도 커피를 한잔 마시는데, 어찌나 향긋하고 좋던지..! 날씨가 흐릴 때 커피가 좋아지는 게 단순히 제 기분 탓이라고만 여겼는데 사실은 과학적인 이유가 있더라구요.

비가 오거나 쌀쌀할 때 커피를 마시면 10% 정도 신진대사를 끌어올려 추위를 이기는 데에 도움을 주고요. 또한 비가 올 때엔 기압이 낮고 습도가 높아져 커피 향을 더욱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고 하네요. 낮은 기압 때문에 기체가 아래쪽으로 깔리기 때문에 커피향의 확산 속도가 느려지고 이로 인해 사람의 후각이 미치는 범위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져서 커피향에 더욱 이끌리게 되는거죠. 게다가 심리학적으로도 비가 오면 우울해지기 마련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연히 커피를 찾게 된다고 합니다. 씨애틀이 커피로 유명해진 이유 중에 하나가 늘상 흐리고 우울한 날씨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커피를 많이 마시는 탓이라고 하네요.

제가 근무하는 곳 근처에 '르뽀미에(Le Pommier)'라는 빵집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100% 유기농 커피를 판매합니다. 참고로 르뽀미에는 불어로 사과나무를 의미합니다. 르뽀미에는 홈스타일 베이커리를 표방하는데, 빵도 제법 신선하고 그날 갓 만든 다양하고 맛있는 빵들을 구입할 수 있어서 참 좋아요. '처음만난 크림치즈' 라든가, '고구마데니쉬' 같은 조금 달달한 빵들과 아메리카노는 정말 잘 어울립니다. 파리바게뜨 같은 체인화된 빵집과 달리, 참 아기자기하고 기특한 동네 빵집이 생긴 것에 기뻐하고 있었는데요. 알고보니 르뽀미에 역시도 SPC 계열이라네요....(아이스크림은 베스킨라빈스에서, 도넛은 던킨에서, 빵은 파리바게트에서, 떡은 빚은에서, 커피는 파스쿠찌에서.....벗어날 수 없는 SPC의 굴레! 정말 SPC 샤니는 식품계의 삼성이란 말이 맞긴 한가봐요. 참고로 르뽀미에에서 OK캐쉬백 적립은 가능하나, 해피포인트 적립은 되지 않습니다.)

뉴욕의 홀푸드에 갔을 때에 유기농 커피 Section에 가보니 유기농 커피들도 종류가 참 다양하더라구요. 그때 사오지는 않아서 홀푸드의 유기농 커피들을 맛보진 못했지만, 가격만 두고 비교했을 때엔 일반 커피보다 약간 비싼 편이었습니다. 그에 반해 르뽀미에의 유기농 커피는 가격도 참 착해요. 아메리카노 한잔이 2000원이니까요. 게다가 주문 즉시 내려주는 에스프레소 커피라서 던킨에서 파는 2300원짜리 드립커피보다 진하고 향기롭습니다. 스타벅스나 할리스에서 판매하는 아메리카노와 견주어도 그다지 뒤지지 않아요. 다만 까페라떼와 같이 우유나 시럽을 넣는 커피들은 별다방, 콩다방 쪽이 낫네요~ 여하튼 기회 되시면 르뽀미에에서 유기농 아메리카노와 함께 갓 구운 빵을 드셔보시는 것도 꽤 괜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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