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님! 애니팡 해보셨어요?"
그리고 다음 날도 퇴근을 하고서 다시 애니팡에 접속하여 게임을 하려다가 문득 궁금해 졌습니다. 정말 애니팡을 잘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으아...이기고 싶다. 내 바로 위에 랭크된 대학원 시절 친구를!!! 이글이글 불타는 눈으로 네이버 검색창에 애니팡이라는 말을 넣었죠. 굉장한 것은 애니팡 이라는 말을 검색창에 넣자마자 '애니팡 고득점 방법'이라는 자동완성기능의 검색어가 떡하니 뜨더라는! 그 비법을 나만 궁금해 할 리는 없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뭐 콤보를 많이 해야 한다는 둥, 콤보를 많이 했을 때 폭탄을 터뜨려야 고득점이 가능하다는 등등의 비법들을 전수받고 있었습니다. 무릎을 치면서 '아싸~ 난 이제 곧 애니팡 고수가 될껴!'라고 김칫국 1.5리터 3병쯤을 마시고 있었죠. 다른 고급정보가 없나 하고서 다시 네이버 메인창을 띄웠는데요. 바로 그때였습니다!!! 네이버 메인창에서 추억의 '그 게임'의 배너광고를 마주한 것은요.
추억 속에 잠시 젖어 있던 저는 WOW계정이 아직 살아있는지 궁금한 마음에 로그인을 했다가 시간 정액제로 소액을 결제하고 말았습니다. 접속해보니 제가 키우던 캐릭터가 아직도 살아 (정확히 표현하자면 남아) 있음에 한번 놀랐고, 아이언포지의 길을 달려 가다가 그 길 모퉁이에 무엇이 있는지 아직도 어렴풋하게나마 기억한다는 것에 다시 한번 더 놀랐습니다. 추억의 옛 동네를 우연히 들러서 그 뒷골목 이곳 저곳을 돌아 다니는 듯한 기묘한 그 느낌이라니....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리고선 스마트폰에서 살포시 '애니팡'을 지웠지요. 정확히 어플을 다운 받은 지 24시간 만에 정신 차린 셈입니다. 애니팡이 WOW보다 덜 재미있는 게임이어서가 아니고, 또다시 헛된 무언가에 미친듯이 매달리는 자신을 마주하기 싫더라구요. 처음엔 즐거움으로 시작했던 것이 내 에너지, 내 시간, 내 열정을 야금야금 먹고 자라나 어느 순간부터 그 집념은 거대한 괴물이 되고, 나도 모르게 그것에 집착하게 되어 결국 영혼까지 그것에 잠식 당하게 되는 뼈아픈 경험은 한번 만으로 족하니까요. 이건 게임중독이든 일중독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중독의 공통된 특성인가 봅니다. 중독이라는 이름의 그 길을 다시 달릴 뻔했는데, 옛 추억이 저를 구해준 셈입니다.
"어제 밤에 하트 보내드렸는데 받으셨어요?" 애니팡을 소개했던 직장 동료가 방긋 웃으며 묻습니다. 아~하트!!!! 아깝다. 그거나 한번 받아보고 지울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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