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다보니, 양측이 협력하면 가장 좋은 방법이 나올 수 있지만 양쪽의 어리석은 불신과 배신으로 인해 둘 다 불행해지는 경우들을 자주 보게 된다. 소위 "죄수의 딜레마" 라고 부르는 상황들이 왕왕 생기는 셈이다.

두 명의 죄수 A, B 가 각각 독방에 갇혀 있다. 그리고 검사가 각 죄수에게 다음과 같이 제안을 한다. 죄수 A 입장에서는 침묵 즉, B와 협력을 택하면 B가 같이 협력을 선택 했을 때는 6개월 복역하지만 만약 죄수 B가 배신을 하는 경우에는 졸지에 10년을 복역해야 한다. 만약 배신을 택했다면 죄수 B가 협력을 선택한 경우 자신은 석방되고 비록 배신을 하는 경우에도 2년 복역으로 끝난다.
 
이것이 다들 알고 있는 게임 이론인 "죄수의 딜레마"이다.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까? 다양하고 복잡한 전략들을 시뮬레이션 해보았지만, 결과는 Tit-For-Tat 이라는 단순한 전략이 승리를 했다고 한다.
 
Tit-For-Tat이란 사전적 의미로 "맞 받아 치기"이다. 요즘 이 말이 경영관리 및 비지니스 이론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데 "Tit-For-Tat 전략"이란 "반드시 보복하기 전략"을 말한다. Tit-For-Tat은 “처음에는 협력한다. 그 다음부터는 상대방이 그전에 행동한 대로 따라서 한다”는 두 개의 규칙으로 구성된다. Tit-For-Tat은 인정 많음(먼저 배반자가 되지 않음), 분개(상대방이 배반하면 따라서 배반함으로써 즉시 응징함), 관대(상대방이 배반한 적이 있더라도 다시 협력하면 따라 협력함으로써 협조 분위기를 복원시킴)의 특성을 갖고 있다. 한마디로 당근과 채찍(회유와 위협) 정책의 요체를 합쳐 놓은 전략이다.
 
Tit-For-Tat 전략이란 다음 4가지 행동양식을 기본무기로 한다. 이것은 동물의 행동양식을 관찰한 결과로 얻어낸 게임이론이다.
 
1. 신사적일 것. 내가 먼저 상대편을 속이거나 배반하지 않고, 최초에 설정했던 게임정신이나 둘 사이의 관계규정을 먼저 파기하지 않는다.
 
2. 반드시 보복할 것. 상대가 반칙을 범했을 때에는 반드시 즉시 보복할 것이다.
 
3. 용서할 것. 규칙을 어긴 상대가 반성을 하고 정상으로 되돌아오면 용서를 해주라는 것이다. 그러나 용서를 할 때에는 보복을 할 때와는 달리 약간 뜸을 들이면서 용서를 한다. TFT는 성급한 용서를 배제한다.
 
4. 행동을 명백히 할 것. 사실 이 전략은 매우 단순하기 때문에 상대가 금방 알아차릴 것이다. 그러나 상대가 이 전략을 알아차리게 하는 것이 이 전략의 목적이다.

사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을 즐겨보는 사람들이라면, 위의 Tit-For-Tat 전략은 너무나 단순하게 느껴질 것이다. 야생의 동물들은 이 전략을 이미 알고 있다. 서로를 신뢰하되, 한쪽이 배신하면 반드시 응징하고, 상대가 반성하면 용서해 준다는 이 간단한 논리를 말이다. 동물들은 자신의 배신자를 그토록 엄중하게 응징하며 실컷 두들겨 패고 물고 뜯고 죽일듯 덤비다가도, 상대가 꼬리를 내리고 배를 드러내면 얼마 후엔 용서한다. 언제 그랬냐는 듯....

한 때 내 뒤통수를 날렸던 그 나쁜 놈을 따꼼(!)하게 혼내주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만약 그 쥑일 놈이 '정말 미안해' 라고 빌면 그땐 용서해 주라니...여기부터가 쉽지 않다. 그놈이 내 마음에 준 상처는 어떻게 할까? 그놈이 또다시 나를 배반하면 어쩌지? 옛말에 개버릇 남 못준다고 하던데?!!!!!!!!!

이래서 용서가 힘들다. 나를 보호하고 싶은 강한 욕구들이 나를 뒤덮기 때문이다. 이럴 때엔 상대에 대한 신뢰만 필요한게 아니라, 내 스스로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 내 스스로가 누군가로 인해 휘둘리지 않는 존재라는 것. 내 존재 가치에 대한 믿음 말이다. 나는 충분히 강하다는 믿음. 다시 그놈이 배신한다면 그땐 더욱 강하게 응징해 주면 된다는 배짱. 무엇보다 나의 가치는 남에게 받는 사랑이나 존경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서 나온다는 신뢰. 이러한 믿음이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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