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9. 19:30

저는 맛집 블로그를 안 믿습니다. 맛집 검색에 성공한 적이 없어서, 내 인터넷 검색사 자격증은 맛집 검색에 아무 소용도 없나보다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맛집에 관한 글도 거의 안 올리는 편이었고요.

맛있는 음식을 워낙 좋아하지만, 중식 요리집에 가서 "진짜 맛있다!!!"라고 느낀 곳은 손에 꼽힐 정도입니다. 그런데 인생 맛집 발견에 드디어 성공했습니다. 여긴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은 아니고 지인 소개로 알게 되었어요.

연남동에 위치한 중식당 진가 입니다.

직장생활을 오래한 덕택에 회식비로 참 많은 유명맛집부터 호텔들까지 다양한 곳들을 다녀봤습니다. 본사에서 출장 나오는 분들 덕택에 뜨악 소리 나오는 가격의 메뉴들도 먹어봤어요.

그런데!!! 진가는 제가 지금까지 먹어본 중식 요리들과는 정말 차원이 다른 맛이었습니다. 함께 동행한 분께서 이집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추천해주신 두반가지새우를 먹는데, 대박 감동 ㅠ_ㅠ

어떻게 이런 맛이 나오죠????!!!!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튀긴 가지와 그 안에 큼직하게 들어간 통새우! 그리고 매콤하게 어울어진 소스! (이 맛이 생각나서, 또 침 나와요)

지금 생각해보면, 좀 웃기기도 한 게 가까운 친구들이랑 간 건 아니라서 얌전하게 먹어야 하는 자리였는데, 저도 모르게 너무 흥분을 해서 연신 맛있다는 말만 하고 정말 음식에만 집중했습니다. 소스를 몰래 싸가서 집에가서 햇반에 비벼 먹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어요. ㅠ_ㅠ

역시 중식은 여럿이 함께가서 먹는 게 진리인가 봅니다. 음식이 맛있어서 추가 주문을 계속 넣어서 중새우튀김도 먹었는데요. 마요네즈 소스는 원래 느끼해지기 쉽잖아요? 그런데 새콤한 맛이 절묘하게 어울어져서 느끼함은 단 1도 없고, 사진 찍는 걸 잊게 만드는 맛이었습니다.

팔보채는 또 왜 이렇게 맛있는거에요? 저는 원래 친한 사람들 이외에는 낯가림이 있는데다 타인을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에 팍팍 못 먹는 편인데, 이날은 가식적인 페르소나를 벗어버리고 엄청 뻔뻔하게 먹었습니다. 팔보채에 들어간 신선한 해산물과 야채의 식감이 완전 ㅠ_ㅠ

원래 중식당 유명하다는 집을 찾아가도 유명하다는 메뉴 한두개 빼고는 맛이 다 비슷비슷하고 좀 먹다보면 느끼해져서 더 못 먹게 되잖아요? 그런데 여기는 다릅니다. 각각의 메뉴가 특색과 품격이 있어서 하나의 메뉴에 감탄하고, 다음 메뉴를 먹으면 색다른 맛의 세계에 또 다시 감동 리셋!!! ㅠ_ㅠ

뜬금없는 고백을 하자면요. 저는 중식 요리집에 가서 탕수육 시키는 사람을 살짝 미워합니다. 탕수육은 짜장면 배달 시킬 때 먹는 흔한 메뉴인데, 그걸 이렇게 훌륭한 곳에서 먹을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탕수육을 시켜야 한다는 분이 갑자기 등장 ㅠ_ㅠ 으악! 왜???? 싶었는데 탕수육을 한입 베어물고서 바로 그분께 무릎을 끓었습니다. (마음 속으로...)

저는 후각 하나는 뛰어난 사람입니다. 아무리 맛있는 집이네 어쩌네 해도 돼지냄새가 안 나는 집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곳의 탕수육에서는 돼지 냄새가 하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식감이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러우면서 촉촉하고 튀김옷은 바삭해서 달콤새콤한 소스와 찰떡같이 어울어지더라고요. 저는 항상 탕수육은 부먹 vs. 찍먹 중에 늘 찍먹파였는데 여기는 부먹이 진리입니다. 소스에 버무려서 나오는데 완전 겉바속촉!!! (또 침 나옴 ㅠ_ㅠ)

위의 사진은 내 인생에 이런 맛은 없다 싶었던 홍소우럭!!!! 생선 잘 못 드시던 분까지 어쩜 생선 냄새가 하나도 안나고 너무 맛있다고 하시면서 정말 머리까지 싹 다 발라내서 드시는 모습을 보게 되었어요.

라조육에 들어간 간장소스는 또 왜 그렇게 맛난 거에요? 야채랑 환상 호흡! 꼭 여럿이 가셔서 다양한 메뉴로 드시기를 권합니다. 차 안 몰고 갔으면 연태고량주랑 같이 먹는건데!!!! 대중교통으로 가서 맛있는 음식과 좋은 사람들, 그리고 살짝 독한 술을 곁들이면 더 금상첨화겠다 싶었어요.

마음 같아서는 저만 천년만년 알고 혼자 숨겨둔 맛집으로 두고 싶은 그런 곳인데요. 인터넷 검색으로도 맛집을 찾을 수 있다는 걸 입증해 보고 싶어서 남겨요!

집에 와서 검색해 보니까 여기 쉐프분께서 호텔 주방장 출신의 엄청 유명한 분이셨네요. 어쩐지 눈물 나게 맛있다 했더니 역시....... 요리 사진 좀 열심히 찍을걸!!! ㅠ_ㅠ 다음번 친구들과의 연말모임은 여기로 고고!!!

Posted by 초록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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