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후로 정말 다양한 와인들을 접하게 되었고 오감을 자극하는 훌륭한 와인, 혀끝에 녹아드는 달콤한 와인, 기분 나쁜 와인, 쓰레기 와인(!) 등 많은 것들을 만났지요. 하지만 오늘은 아직 한번도 못 만나본 "유기농 와인"에 대해 적어보려고 합니다. 만약 와인을 마시면서 환경보호의 즐거움까지 얻을 수 있다면 가슴 뿌듯할 테지요? 유기농 와인은 화학비료나 농약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발효시에도 자연효모를 이용하는 유기농법으로 생산된 와인을 말합니다.
유기농 와인의 기준이 뭐죠?
세계적으로 공인된 ‘유기농 와인’의 기준은 존재하지 않고 지역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독일 와인업계는 ’독일와인=중저가 화이트와인‘이라는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일찍부터 유기농와인으로 관심을 돌렸지요. 1985년에 이미 ‘에코빈’협회를 만들어 유기농와인을 생산하고 있으며 해마다 ‘유기농와인(Organic Wine)' 축제를 열기도 한답니다. 독일은 92년산 포도주부터 유기농에 대한 기준을 마련한 EU국가보다 유기농산물 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했습니다. 살충제와 비료를 전혀 쓰지 않으며, 클로버 등 뿌리가 깊은 풀이나 허브 등을 포도밭에 길러서 자연적으로 지력을 높이고 꽃들을 포도밭에 자라게 해 곤충에 의한 수분을 장려하는 생태주의적 방법으로 포도를 재배한다고 하네요. 물론 병에 담을 때도 방부제를 쓰지 않구요.
미국의 경우는 주마다 유기농와인에 대한 규정이 다른데요. 캘리포니아에서는 화학비료 등을 사용해 재배했어도 병입시 방부제를 넣지 않은 정도에 ‘오르가닉 와인’이라는 레이블을 붙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와인 병입 시 산화를 방지하기 위한 이산화황(SO₂) 등의 보존제를 첨가하지 않는 것이지요. ‘바이오다이내믹 와인’(Biodynamic wine)은 한 발 더 나아가 유기농 비료를 허용하지 않고, 극소량의 퇴비만을 사용합니다. 해충을 잡을 땐 무당벌레 등 천적을 이용하구요.
유기농 제품을 생산ㆍ유통할 경우 이를 관장하는 유기농업개발청(AB)의 허가를 받아야 하구요. 또 포도재배업자는 매년 1회 정기 검사와 불시 검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이렇게 통과된 유기농 와인은 라벨에 AB로고와 에코서트(Ecocert) 등과 같은 정부 인증마크를 붙일 수 있지요. 최근에는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칠레산 유기농와인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국내에 소개된 유기농와인은 30~40여가지이며 이 중 프랑스산이 가장 많고 이탈리아, 칠레 와인 등의 순서입니다. 구입을 원하면 각국 유기농 와이너리들과 계약을 맺고 있는 국내 수입사를 통해 주문하면 됩니당! 최근에는 유기농 와인을 넘어서는 바이오다이내믹 와인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하네요.
한권으로 끝내는 와인 특강 전상헌
헤럴드경제 200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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