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뮤지컬 위키드 내한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저는 너무 기뻐서 폴짝 폴짝 뛰었던 것 같습니다. 뉴욕에서 느무 보고 싶어했으나, 좌석이 없어서 보지 못했던 바로 그 Wicked를 한국에서 볼 수 있다니요. 내한공연의 비싼 티켓 가격 때문에 망설이다가 예매 시작일로부터 며칠 흐른 뒤에 예매 사이트에서 좌석을 조회해 봤는데! 이런 쉣!!!! 좋은 좌석이 그새 다 나간 거에요. 멘붕 상태에 잠시 빠졌으나 결단이 필요한 순간이었죠! 한번 사는 인생인데 내가 좋아하는 건 맘껏 하면서 즐겁게 살자는 신념으로 티켓을 질렀습니다. Saint Paul님께서 이럴 때 꼭 필요한 명언을 하셨드만요. "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다. 어리석은 이는 그것을 마구 넘겨 버리지만, 현명한 이는 열심히 읽는다. 단 한번밖에 인생을 읽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캬...므찌당!!! 한 페이지 한페이지가 이렇게 소중한데, 그깟 티켓 가격이 대수인가요?!! 매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게 제일 중요하죠...! 

뮤지컬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를 조금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 속에서 나쁜 마녀로 그려지는 서쪽 마녀가 사실은 꽤 괜찮은 사람이며, 사람들이 모르는 사연이 숨겨져 있다는 상상에서 이야기는 펼쳐지는데요. 어린 시절에 오즈의 마법사를 한 번쯤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만, 그래도 콩쥐팥쥐 만큼 친숙한 이야기가 아니다 보니 저처럼 줄거리가 잘 생각나지 않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습니다. 오즈의 마법사의 스토리라인을 더듬어 가다보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묘하게 짬뽕되면서 결말은 안드로메다로 훌쩍 날아가곤 하죠. (개콘식으로 표현하자면...어디갔어? 어디갔어? 도로시 어디갔어? 강아지 토토는 또 어디갔어? 내 기억력은 다 어디갔어???)

그래서 특별히 준비했어요. 번외편을 알기 전에 우선 본편에 해당하는 오즈의 마법사 줄거리부터 속성으로 마스터하기! 그럼 시작해 해볼까요?

도로시는 캔자스주에서 헨리 아저씨와 엠 아주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날 도로시네 집은 회오리바람에 휩쓸러 날아가고, 도로시는 아름다운 오즈의 나라에 도착합니다. 집이 떨어진 곳은 다름 아닌 동쪽 마녀가 있었던 곳! 나쁜 동쪽 마녀를 실수로 죽이고서 도로시는 동쪽 마녀의 구두를 신고 켄자스로 돌아가기 위한 모험을 시작합니다. 오즈의 나라는 빨강, 노랑, 파랑, 보라, 초록의 다섯 개의 나라로 이루어진 신기한 왕국으로 온갖 이상한 마법을 부리는 마법사와 마녀들이 다스리고 있었어요. 착한 마녀로부터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위대한 마법사 오즈를 찾아가 부탁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안 도로시는 오즈가 살고 있는 에메랄드 시로 가는 여행을 시작하지요. 여행길에서 도로시는 생각할 수 있는 뇌를 갖고 싶어하는 허수아비와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을 갖고 싶어하는 양철 나무꾼, 용기를 얻고 싶어하는 겁쟁이 사자를 만나 동행하게 되요. 

마침내 아름다운 에메랄드 시에 도착한 도로시와 그 친구들은 위대한 오즈 마법사에게 소원을 이루어 달라고 부탁하지만, 오즈는 윙키들을 다스리고 있는 서쪽 나라의 나쁜 마녀를 없애기 전에는 소원을 들어줄 수 없다고 대답합니다. 도로시와 친구들은 갖가지 위기를 겪고 서쪽 마녀에게 붙잡히지만, 실수로 마녀에게 물을 부어서 그녈 녹여 없애게 됩니다. 그리고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쁨에 차서 에메랄드 시로 돌아오지요. 

그러나 위대한 마법사 오즈는 사실은 평범한 사람으로 도로시와 친구들의 소원을 들어줄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져요. 마법사 오즈는 결국 허수아비에게는 왕겨로 만든 뇌를, 양철 나무꾼에게는 비단으로 만든 심장을 주고, 겁쟁이 사자에게는 용기를 주는 가짜 약을 마시게 하지요. 그들은 각각 자신들의 소원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고 몹시 기뻐합니다. 마법사 오즈는 커다란 풍선 기구를 만들어서 도로시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하지만, 그만 실수로 혼자 에메랄드 시를 떠나 날아가 버리고 맙니다. 허수아비는 하늘로 날아가 버린 오즈 대신 에메랄드 시의 왕이 되고, 양철 나무꾼은 서쪽 나라의 나쁜 마녀 대신 윙키의 나라를 다스리기로 하구요. 겁쟁이 사자는 동물의 왕이 되어 숲 속을 다스립니다. 마지막까지 소원을 이룰 수 없었던 도로시는 착한 마녀 글린다의 도움으로 마침내 캔자스로 돌아갑니다. 

여기까지가 원작인 프랭크 바움의 "오즈의 마법사" 줄거리입니다.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악인은 벌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의 이야기죠. 한때는 저 역시도 이런 이야기를 보며, 나는 착하게 살테야! 뭐 이런 의지를 활활 불태웠지요. 허나 살다보니 세상 이치라는 게 조금은 모순되고 나쁜 애들이 오히려 잘되는 꼴도 봐야 하더이다. 게다가 더욱 억울한 것은 역사란 승자의 편에서 쓰여지기 마련인지라, 진실이 어떠하건 간에 약간의 사실들을 짜집기하여 "승자=착하다"이라는 기묘한 수식을 만들어 놓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 꼭 진실인 건 아니에요. 때로 우린 fact의 작은 단면 만을 보고서, 진실을 단정짓는 실수를 저지르곤 하잖아요.  소설 위키드를 집필한 그레고리 머과이어는 사람들의 이와 같은 맹점에 대해서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뮤지컬 위키드는 동명소설을 무대 위로 옮긴 작품입니다만, 소설 위키드와 뮤지컬 위키드의 내용이 100% 일치하지는 않아요. 소설이 조금 더 어둡고 무겁다고 한다면, 뮤지컬은 좀 더 밝은 편이라고들 말합니다.  

저는 6월 13일 공연을 보고 왔는데요. 으아~그 감동은 정말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가창력과 무대 장치, 스토리 그 어느 것 하나 흠잡을 곳 없는 완벽함 그 자체였습니다. 나중에 뉴욕에 가면 정말 또 보고 싶어요. 우정에 대해서, 다양성에 대해서, 진실과 사실에 대해서, 그리고 인생의 가치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정말 훌륭한 뮤지컬이었습니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자격없는 자(!)가 권력을 장악하면 얼마나 끔찍한 상황을 불러 올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여기부터는 뮤지컬 위키드를 보실 분들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라서 미리 알려드립니다. '나는 공연을 보기 전에 그 스토리를 먼저 알고 싶지 않아!'라는 분들은 살포시 창을 닫아 주세요. 하지만 제 경험상 뮤지컬은 적당히 내용을 알고 봐야 오히려 춤이나 노래, 의상, 무대 기타 등등의 다양한 볼거리들을 120%쯤 즐길 수 있더라구요. 자~ 그럼 이제 뮤지컬 위키드의 이야기 속으로 고고~ 고고~ ^^

뮤지컬 위키드는 오즈 주민들이 서쪽마녀 엘파바의 죽음을 기뻐하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착한 마녀 글린다가 거대한 비눗방울을 타고 손을 흔들며 내려와서 나쁜 마녀가 정말 물에 녹아버렸다는 걸 공표하죠. (첫 장면부터 글린다의 자아도취+주책스럽지만 귀여운 면모가 보이는데, 그녀를 향해 환호하는 사람들에게 "Isn't it good to see me?" 이라고 명랑하게 외칩니다. 푸핫! 뭐야...이 여자.!! "여러분을 뵙게 되어 반가워요"라고 말하는게 아니라 "절 보니까 참 기쁘시죠?"라고 묻다니 말입니다! 글린다는 정말 사랑스럽고 재미있지만 대중의 사랑을 끊임없이 갈구하는 모습이 조금은 딱하게 느껴지는 캐릭터입니다.)

여기서 잠시 엘파바의 탄생에 대한 비밀이 나오는데, 사실 엘파바의 엄마는 어떤 의문의 남성이 주는 초록색의 신비스러운 약을 마시고서, 그 남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져서 초록색 피부의 아기를 낳게 되었던 겁니다. 여하튼 이야기는 다시 현재로 돌아와 엘파바의 죽음에 대해 듣고 있던 오즈 주민 중에 한명이 글린다에게 묻습니다. 나쁜 마녀와 당신이 친구였다던데 사실이냐고 말이죠. 이에 시간은 또다시 거슬러 올라가 쉬즈 대학에 엘파바와 갈린다가 입학하던 때의 장면이 펼쳐집니다. -그땐 글린다(Glinda)가 아니고 갈린다(Galina)였는데 나중에 이름이 왜 바뀌게 되는지는 후에 차차 알게 됩니다-

엘파바와 네사로즈의 아버지는 먼치킨랜드의 영주인데, 그는 초록색 피부를 가진 첫째딸을 미워하고, 둘째 딸인 네사로즈만을 총애합니다. 둘째딸은 출중한 외모를 지녔지만 다리에 장애를 갖고 있어 휠체어 신세를 지는 둘째 딸을 돌보게 하기 위해 첫째딸인 엘파바도 쉬즈대학에 함께 입학 시킵니다. 쉬즈 대학에 입학한 엘파바는 기숙사 배정 문제로 네사로즈와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분노하여 자신이 지닌 강한 마법의 힘을 우연히 드러내게 되고, 이로 인해 모리블 학장의 관심을 사게 됩니다. 한편 엘파바와 갈린다는 우연히 한 방을 배정받게 되고, 자신과는 너무 다른 상대에게 마뜩지 않은 심경을 드러 냅니다.

장면은 바뀌어 쉬즈 대학의 유일한 동물 교수이자 염소인 딜라몬드 교수가 등장합니다. 딜라몬드 교수는 '갈린다' 발음이 잘 되지 않아 늘상 '글린다'라고 부르곤 하는데요. 그는 역사 수업 중간에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사실 예전에 오즈에서는 동물들이 말을 할 줄 알았는데, 이를 억압하는 反동물의 움직임이 있어 동물들이 조금씩 위축되어 말을 잃어가고 딜라몬드 교수만이 강단에 남은 상황이었죠. 심지어 교실 칠판에는 누군가 "Animals should be seen not heard. - 동물은 구경하라고 있는 것이지, 말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낙서까지 적어 두었습니다. (딜라몬드 교수는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Colorful'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는 뮤지컬 위키드를 관통하는 중요한 주제이자 이야기의 핵심이 됩니다. 나와 다른 존재 -가령 피부색이 다르다거나, 종이 다르다거나, 지향이 다른 이들-에 대해서 '입 닥치고 조용히 있으라'는 주류사회의 종용과 압박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지적하는 거죠. )

한편 장면은 전환되어, 인생을 즐기며 사는 바람둥이 왕자 피에로가 쉬즈 대학에 전학을 오는데요. 갈린다는 그를 보고서 첫 눈에 반하고, 그에게 접근하여 무도회에 피에로와 함께 가기로 합니다. 그런데 갈린다에게 사소한 문제가 생겼죠. 그녀에게 반한 보크가 옆에 찰싹 달라 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으니, 피에로와의 애정전선에 걸림돌이 생긴 셈입니다. 이에 갈린다는 꾀를 냅니다. 휠체어 신세를 지는 딱한 네사로즈를 무도회에 초대하라고 보크를 설득한거죠. 이런 속내도 모르고서 네사로즈는 보크의 초대를 받고 생전 처음으로 무도회에 가보게 되어 행복해 합니다. 

무도회에 참석한 갈린다는 모리블 학장에게서 마법 세미나에 들어와도 좋다는 뜻밖의 허락을 받게 됩니다. 사실 갈린다는 마법 세미나에 줄곧 참석하고 싶어했으나, 그녀에겐 마법적 재능이 없다는 이유로 번번히 퇴짜를 맞았거든요. 그랬던 모리블 총장이 갑자기 뜻을 바꿔 갈린다를 마법세미나에 넣어 주게 된 것은, 바로 엘파바의 부탁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엘파바는 자신의 동생인 네사로즈가 생전 처음으로 무도회에 참석하게 된 일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었죠. 이 일을 알고서 갈린다는 무척 놀랍니다. 갈린다는 엘파바를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았고, 게다가 엘파바를 놀려주려고 이상한 뾰족 모자까지 선물해 무도회에 쓰고 오라고 했던 참이었거든요. 갈린다는 죄책감을 느낍니다. 엘파바는 갈린다가 놀려주기 위해 선물한 뾰족한 모자를 쓰고서 무도회에 등장합니다. 다른 학생들은 엘파바의 기괴한 뾰족 모자를 보며 놀려대지만, 엘파바가 꿋꿋하게 혼자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며 갈린다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서 엘파바와 함께 춤을 추며 두 사람 사이에 작은 우정이 싹트게 됩니다. 기숙사에 돌아온 두 사람은 밤새 수다를 떨며, 갈린다는 엘파바를 '인기녀'로 변신시켜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다음날 쉬즈 대학에는 엄청난 일이 벌어 집니다. 오즈의 경찰들이 딜라몬드 교수를 체포해 가고, 딜라몬드를 대신해서 온 교수는 철장에 갇힌 새끼 사자를 학생들에게 보여주며 동물들은 말을 해서는 안되며, 동물들의 권리를 제한한다는 새로운 정책을 알립니다. 이에 엘파바는 분노하고 피에로는 그녀를 도와 겁에 질린 새끼 사자를 훔쳐 함께 숲속으로 달아 나게 됩니다. 숲 속에서 두 사람 사이에 야릇한 분위기가 감돌게 되지만, 피에로는 황급히 떠나고 엘파바는 그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그는 아마도 아름다운 갈린다를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고서 체념합니다.

한편 모리블 학장은 엘파바에게 와서 드디어 오즈의 마법사를 직접 만날 기회가 생겼다고 알려 줍니다. 엘파바는 드디어 "반동물" 정책의 문제점을 오즈의 마법사에게 이야기할 기회가 생겼다며 기뻐합니다. 또한 위대한 오즈의 마법사님이라면, 자신의 초록색 피부도 희게 바꿔줄 수 있을지 모른다며 희망을 품게 되죠. 에머랄드 도시로 떠나는 엘파바를 환송하러 나온 갈린다는 피에로의 마음을 얻기 힘들다고 하소연합니다. 이때 엘파바를 배웅나온 피에로를 본 갈린다는 그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픈 마음에 자신의 이름을 항상 잘못 발음했던 딜라몬드 교수를 기리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글린다'로 바꾼다고 선언합니다. 하지만 피에로는 글린다에게 별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사실 그는 글린다보다 엘파바에게 더 관심을 갖고 있었거든요. 여하튼 피에로의 관심을 사지 못해 기분이 상한 글린다에게 엘파바는 함께 에머랄드 도시로 떠나자고 제안하고 둘은 함께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러 떠나게 됩니다.

오즈의 마법사를 만난 엘파바가 그에게 동물들의 권리를 되찾아주고 싶다고 부탁하자, 마법사는 그 대가로 고대의 주술서를 보여주며 자신의 하인인 원숭이 치스터리를 날도록 주문을 걸라고 엘파바에게 요청합니다. 엘파바 자신의 타고난 마법적 능력과 마법서에 적혀있는 주문이 합쳐지자, 치스터리는 괴로움이 몸부림 치다가 날개 돋은 원숭이가 되지요. 괴로워 하는 치스터리의 모습을 본 엘파바는 무언가 일이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실 오즈의 마법사가 날개 달린 원숭이를 만든 이유는 동물 활동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이었고, 애초부터 그는 동물들을 자유롭게 할 생각은 없었다는 걸 뒤늦게 엘파바는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이루어진 주술을 되돌릴 수 없었죠. 오즈의 마법사는 아무런 마법의 능력을 갖고 있지 않았던 그저 "열기구를 타고 어쩌다가 오즈로 날아오게 된 평범한 남자"였기 때문에 자신의 무능함을 들키지 않으려고 여론을 통제하고 감시할 목적으로 '동물들의 대화'를 금지했던 것이며, 이를 위해 엘파바의 능력을 필요로 했던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엘파바는 그에게 반기를 듭니다. 이에 오즈의 마법사는 경비대를 호출하여 엘파바와 글린다를 추격하도록 지시합니다. 그 둘은 성의 탑 꼭대기까지 도망가게 되고, 언론을 통제한 모리블은 엘파바가 사악한 존재이니 절대 그녀의 말을 믿어서는 안된다고 선언합니다. 엘파바는 마법서에 적힌 주문으로 빗자루를 날게 하고 글린다에게 빗자루를 타고 함께 도망가자고 제안하지만 글린다는 거절하고 엘파바 혼자서 떠나게 되지요. (여기서 엘파바는 그 유명한 노래 'Defying Gravity'를 부르는데요. 소름이 쫙 끼칠 정도로 굉장했습니다. 배우의 노래실력도 굉장했지만 무엇보다 그 노래에 담긴 뜻과 공연의 줄거리가 합쳐져 감동 백만배!!! 숨이 멎는 것 같았어요) 

시간이 흘러 엘파바는 '서쪽의 나쁜 마녀"로 불리게 되고, 글린다와 모리블은 기자회견을 열어 엘파바 체포령을 알립니다. 엘파바를 아직까지 잊지 못한 피에로는 경비대장이 되어 그녀를 찾고 있지요. 한편 엘파바는 숨을 곳을 찾아 동생 네사로즈를 찾아오는데, 네사로즈는 자신의 다리를 고쳐주지 않은 언니를 비난합니다. 이에 엘파바는 네사로즈에게 주문으로 모든 걸 할 수는 없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문득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 네사로즈의 보석구두에 마법을 걸어 주고, 한평생을 걷지 못하던 네사로즈는 걸을 수 있게 됩니다. 기쁨에 찬 네사로즈는 자신이 사랑하는 보크를 부르는데요. 보크는 네사로즈에게 이젠 걸을 수 있게 되었으니, 자신을 그만 놓아 달라고 부탁하며 자신은 글린다를 사랑했음을 고백합니다. 이에 분노한 네사로즈는 엘파바의 마법책을 보고 엉터리 주문을 외우는데, 잘못된 주문으로 보크의 심장은 쪼그라듭니다. 엘파바는 죽어가는 보크를 위해 다른 주문을 걸게 되는데, 이로 인해 보크는 바로 심장이 없는 "양철 나무꾼"이 됩니다. 엘파바는 주문을 읽을 줄을 알았으나, 그게 실제로 어떤 결과를 맺게 되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했던 것이지요. 세상을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어서 주문을 외울 때마다 불행한 결과가 나온다는 자책감에 엘파바는 괴로워합니다.

한편 엘파바는 날개달린 원숭이들을 구하기 위해 오즈의 마법사를 다시 찾아갑니다. 마법사는 엘파바의 힘을 다시 얻기 위해 원숭이들을 풀어주겠다고 제안하지만, 엘파바는 그의 검은 제안을 거절합니다. 그리고 도망치던 중에 피에로와 우연히 마주칩니다. 피에로는 엘파바를 향한 사랑의 마음을 고백하고, 엘파바와 함께 도망칩니다. 이에 글린다는 배신감에 휩싸여 모리블에게 네사로즈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고 소문을 내면 엘파바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알려 줍니다. 글린다가 말한 것은 '소문을 내라'는 것이었지만, 악랄한 모리블은 네사로즈에게 실제로 끔찍한 일을 일으킬 작전을 세웁니다. 

모리블은 날씨를 변화시켜 회오리바람을 일으켜 켄자스의 주택을 날아오게 했고, 네사로즈를 덮치게 만듭니다. 엘파바는 직감적으로 네사로즈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음을 느끼고 서둘러 그곳으로 가지만, 이미 네사로즈는 '도로시'네 집에 깔려 죽은 뒤 였고 게다가 네사로즈의 유품인 보석구두까지 도로시가 "훔쳐" 간 다음이었습니다. 그리고서 모리블의 계략으로 이 곳에 잠복해 있던 경비병들이 엘파바를 붙잡으려 하자, 피에로는 엘파바를 자신이 소유한 성으로 도망치게 하고서 자신은 병사들에게 붙잡힙니다. 엘파바는 끔찍한 고문을 당하게 될 피에로를 고통에서 구하기 위해 주문을 외우고, 이로 인해 피에로는 고통을 당하지 않는 "허수아비"가 됩니다.

한편 엘파바 덕분에 목숨을 살렸지만, 그녀 때문에 양철 나무꾼이 되었다고 원망하는 보크와 엘파바 덕분에 구출되었음에도 그녀가 납치한 탓에 겁장이가 된 것이라고 믿는 사자, 그리고 오즈의 주민들은 엘파바를 잡기 위해 그녀가 숨어 있는 성으로 몰려 옵니다. 글린다는 친구인 엘파바를 구하기 위해 성으로 와서, 이젠 그만 도로시를 놓아 주라고 엘파바를 설득합니다. 이때 두 사람은 서로의 우정을 확인하고서 엘파바는 글린다에게 오즈를 맡아 잘 다스려 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리고서 엘파바는 도로시가 부은 물에 천천히 녹아 내려 사라집니다. 

글린다는 엘파바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하는데요. 엘파바가 평소에 소중하게 여겼던 어머니의 유품 "초록액체가 담긴 병"이 오즈의 마법사의 방에서 본 것과 같은 것임을 뒤늦게 알게 됩니다. 사실은 오즈의 마법사가 바로 엘파바의 친아버지였던 것이죠. 오즈의 마법사의 꿈은 바로 '아버지'가 되는 것이었는데, 정작 자신의 딸을 몸쓸 짓을 한 셈이니 얼마나 아이러니한가요. 실권을 장악한 글린다는 오즈의 마법사는 기구에 태워 오즈를 떠나도록 명령하는 한편, 악행을 거듭한 모리블은 감옥에 가둡니다.

한편 허수아비 피에로가 등장하여 성의 바닥에 달린 비밀문을 여는데요. 놀랍게도 여기에서 엘파바가 나옵니다. 사실 엘파바는 죽은 것이 아니었고, 사랑하는 두 사람이 사람들의 눈을 피해 자유롭게 떠나기 위해 엘파바가 물에 녹아 죽은 양 속임수를 펼쳤던 것이었죠. 허수아비와 초록마녀는 행복하게 떠나가고, 글린다는 오즈 주민들과 달콤씁쓸한 축배를 들며 뮤지컬은 막을 내립니다.

한번쯤은 꼭 볼 만한 강추 뮤지컬, 위키드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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