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우리를 화나게 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면 우리는 고통을 받는다. 그리하여 우리는 그 사람에게 고통을 줄 말이나 행동을 하려 한다. 그러면 우리의 고통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대로 갚아줄거야. 네가 내게 고통을 주었으니까 나도 너한테 고통을 줄거야. 네가 나보다 더 고통스러워하는 걸 보면 난 기분이 훨씬 좋아질 거야."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내가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 그 사람은 더욱더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함으로써 위안을 얻으려고 할 것이다.

그리하여 쌍방 모두가 갈수록 더 마음이 아파질 뿐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애정과 도움이다. 어느 쪽도 앙갚음을 반복해서는 안된다. 어떤 사람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해서 화가 치밀었을 때는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자신의 화를 세심하게 보살펴야 한다.

그에게 무슨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화가 치밀어 오른 상태에서 섣불리 말하거나 행동하게 되면 그 사람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뿐이다.

- 틱 낫한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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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올리는 유기농차 시음기입니다. 같은 사무실에 계신 분이 티백 차를 주셔서 마셔 봤는데, 향기도 독특하고 "건강에 좋을 것 같은 포스"를 강하게 풍기더군요.  Yogi (요기)라는 브랜드에서 나온 DeTox Tea (디톡스 차)인데, 간과 콩팥의 기능을 향상시켜 준다고 상자에 적혀 있네요. 흐음..? 고작 차 주제에 간과 신장을 들먹이다니...네 정체가 무엇이냐? 

리뷰를 적기 전에, 먼저 한가지 말씀드려야 할 점이 있는데요. 제가 그동안 다루었던 유기농차들은 100% 유기농 재료로 만든 차였지만, 오늘 이 차는 유기농 민들레, 유기농 시나몬, 유기농 생강, 유기농 감초, 유기농 정향, 유기농 우엉, 유기농 후추 (.... 읭?) 등의 유기농 재료 외에도 유기농이 아닌 천연 재료들이 함께 배합되어 있어요. 인도 사르사, 황벽나무 껍질, 주니퍼베리 추출물, 치차꽃, 금은화, 개나리열매 기타 등등의 한약 버금가는 재료들이 즐비하게 들어 있네요. 여하튼 유기농 재료들만 들어가 있는 건 아니니까, 엄연히 구분하자면 유기농 차라고 부르기 보다는 천연차라고 부르는 편이 옳겠지요.

티백을 뜨거운 물에 우려 내니까 생강과 감초 향기가 제일 먼저 후욱 올라 옵니다. 상자에는 뜨거운 물에 5~10분 정도 우려 내라고 써있는데, 그렇게 오랫동안 두면 맛이 정말 정말 강해집니다. 한약 느낌이 날 정도로 아주 진해져요. 상자에 보면, 하루에 1~3잔 정도 마시되 하루에 10잔을 넘게 마시지는 말라고 하네요. 배변을 지나치게 유도하거나 이뇨 성분이 강하게 들어있는 편은 아니기 때문에 30일까지 매일 마셔도 된다고 합니다. 바꿔 말하자면 30일 이상 매일 매일 마시지는 말란 소리겠죠? ^^

각각의 재료가 지닌 한방적인 기능들을 잘 조합해서 만든 차 같아요. 한방 분야에 전문지식을 갖고 계신 분께 여쭈어보니, 이 차에 들어있는 재료들은 청열해독(淸熱解毒) 작용이 있는 약초들을 위주로 다양한 약재들이 적당히 섞여 있는 것이라고 하시네요. 차는 차일뿐 약은 아니니 너무 맹신하거나 과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말씀을 덧붙이셨습니다. 그리고 생강과 같은 재료는 몸에 열기를 더해주는 편이라 감기 기운이 있는 분들은 감기 증상에 따라 조심해서 드셔야 한다고 하네요. 감기 중에 으슬으슬하게 한기가 도는 몸살 감기 기운이 있을 때엔 생강이 좋구요. 목이 따끔하면서 편도선이 붓는 감기 증상이 있을 때엔 생강의 뜨거운 기운이 오히려 편도선의 염증에 안 좋을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결론: 약은 약사에게, 병은 의사에게;;; 뭐래니.....)

나이가 드니 계절의 변화에 민감하게 되는 건지, 아니면 원래부터 계절을 타는 편이었는데 그걸 이제야 조금씩 알게 되는건지...여하튼 저는 요즘 봄 타고 있는 중(?)입니다. 성시경의 노래가 미치도록 감미롭게 들리고, 밖으로 뛰쳐나가 산보하고 싶어지고, 향수를 아침에 뿌리고서 '으앗. 너무 향기로와!!! ㅠ.ㅠ' 하면서 내 향기에 스스로 도취되어 연신 손목을 킁킁거리게 됩니다. 사소한 감정들의 증폭, 그것이 바로 제가 요즘 봄을 탄다는 증거입니다.

어제도 불어오는 봄바람에 괜히 마음 설레이며 퇴근길 신호등을 건너고 있었을 때에 사건은 벌어졌어요. 저는 운명처럼 편의점 유리에 붙은 포스터를 보게 되었습니다. "수제 어묵바 단 3일간 할인 1000원 → 500원!!! " 사실 저는 혼자 뭔가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뭐랄까? 혼자 먹는 건 재미가 없거든요. 게다가 편의점의 어묵바는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저렴한 가격이 주는 불량 식품의 강한 선입견도 한몫했죠. 하지만 "수제"라는 문구와 자그마치 50% 할인이라는 점, 게다가 3일이라는 미치도록 설레이는 한정감...!!! 문제의 "문어바"를 500원에 구입하고서 집으로 왔죠. 

집에 있던 칠리소스에 따끈한 문어바를 찍어 한 입 베어 무는데, 그 순간 저는 감동했습니다. 미스터 초밥왕 못지 않은 폭풍 리액션이 나올 뻔 했어요. 쫄깃한 문어의 식감과 생선 연육의 조화, 어묵바가 매콤한 칠리소스와 만나 한데 어울어지는 조화!!! 꺄앗!!! 이거야~ 내일부터 출근할 때에 아침밥은 먹지 않고 아침마다 어묵바를 한개씩 먹을까? 라는 고민을 심각하게 해볼 정도였습니다. 만약 앞으로 당신이 어디에선가 30대 직장인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이른 아침에 편의점에서 혼자 울면서 문어바를 먹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면, 그건 바로 접니다. (흐음....상상해보니 참.... 주접스럽네요)

행복에 가격표가 있을까요? 다 큰 어른이 이 나이에 고작 500원짜리 어묵바를 먹고서 이렇게까지 행복해 해도 되는 건가요? 경제적 여력이 있는 성인이라면 명품 가방, 해외여행 같은 값비싼 행복을 찾는 게 더 당연하게 느껴지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잖아요. 나날이 사람들의 경제적인 수준은 올라가고, 더 많은 사람들이 더욱 럭셔리한 방식으로 여가를 즐기고, 고가의 물품을 소비하여 더 값비싼 행복을 *구입*하고 있죠. 그런데 왜 사람들은 나날이 더 불행해지고, 더 많은 사람들은 우울증에 시달리며, 수많은 이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걸까요?

행복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정서를 경험하는 심도보다 빈도가 더 중요하다는 연구(Diener, Sandvik, & Pavot, 1991)는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합니다. 쉽게 풀어 이야기 하자면요. 사람이 진정으로 행복하려면, 얼마나 강한 정서적 자극을 받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자주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천만원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1년에 한번씩 사는 사람보다도 500원 짜리 - 1년이면 18만2천5백원에 해당하는 - 문어바를 매일 한 개씩 먹는 사람이 오히려 더 행복할 수 있다는 겁니다.

결국 행복엔 가격표가 없습니다. 강한 행복을 누리기 위해 큰 돈을 들이려고 하기보다는, 자주 행복한 감정을 느끼기 위해 내가 지금 무얼 할 수 있는지 잘 생각해 보세요. 500원짜리 문어바를 오늘도 먹을 수 있다는 행복감에 취해 오늘 저는 기쁘게 출근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삶의 행복은 참 사소하고도 작은 것에서 찾을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죠. 그리고 이렇게 작은 일에 행복해 할 수 있는 감성을 제게 주신 신께 진심으로 감사드렸습니다.

P.S. 편의점 앞에 도착한 제 눈가는 촉촉하게 젖어 드네요. 환상적인 천상의 맛을 선사하는 어묵바 50% 할인행사는요..... 어제가 마지막 날이었나봐요.... 행복의 빈도? 사소한 행복? 큰 깨달음? 으아아아앙!!!! 이게 다 무슨 헛소리인가요.... 그냥 50% 할인해 주삼! ㅠ.ㅠ

2006년에 뉴욕으로 놀러 갔을 때에 저는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한편 보고 싶었어요. 위키드 아니면 헤어스프레이를 보고 싶었지만, 주머니 가벼운 여행객에게 160불도 넘는 티켓 가격을 지불하고 본다는 것은 무리데쓰! 게다가 당시에 두 작품 모두 굉장한 인기몰이 중이라서 미리 예매를 하지 않으면 티켓을 구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곳은 기회의 땅 미쿡의 중심 매너튼이잖아요!!! 저와 같은 왕소금 관광객들을 위해 뉴욕 브로드웨이에는 할인티켓 예매소 TKTS가 있습니다. TKTS는 당일에 취소되거나 미판매된 티켓을 20~50% 할인하여 구입할 수 있는 곳인데요. TKTS의 단점이 있다면, 저렴한 티켓을 찾아 엄청난 인파가 모여들기 때문에 굉장히 긴 줄을 서야 한다는 것과 원하는 공연의 티켓이 남아 있는 요행을 바래야 한다는 것이죠.

벌떼같은 인파를 헤치고 눈에 불을 켜고 전광판을 들여다 보았으나, 제가 가장 보고싶어했던 위키드는 단 한장도 남아있지 않더라구요. 위키드 다음으로 보고 싶어했던 2순위 뮤지컬 헤어스프레이 역시도 한 좌석도 없음 ㅠ.ㅠ

그러나 티켓 부스에서 직원에게 물어보니 위키드는 없지만, 헤어스프레이는 마침 딱 한 좌석 나왔다는 거에욧. 옴마나~ 혼자서 뮤지컬을 보러 온 게 얼마나 다행인지! 신나서 얼른 구입했죠. 룰루랄라 티켓을 사들고서 Neil Simon Theatre로 이동했습니다.

헤어스프레이는 60년대를 배경으로 Tracy라는 뚱뚱한 여고생이 TV 스타가 되는 과정을 담고 있으나, 실상은 인종차별이나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유쾌한 반란을 담고 있습니다. 트레이시 역할을 맡은 육덕진 몸매의 여주인공을 비롯한 출연자들의 시원한 가창력과 화려한 무대! 정말 멋졌습니다. 게다가 구석구석 재미있는 요소들이 꽤 많이 숨겨져 있는데 특히나 트레이시 엄마의 주책스러운 연기와 조연들의 활약 덕택에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가 맛깔나게 요리된 것 같아요.

다만 제 저주받은 리스닝 실력 탓인지, 문화적 배경이 다른 탓인지 때때로 옆사람이 왜 저리도 자지러지게 웃나 싶었습니다. 네 영어실력이나 탓하라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유머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문화적 배경이 통해야 하나봐요. 헤헤.  

공연이 끝나고서나서 길가로 나왔는데, 출연했던 배우들이 극장 앞으로 나와 싸인도 해주고 함께 사진도 함께 찍더라구요. 오른쪽에 저 동글동글한 아저씨가 Tracy의 엄마 (아빠 아니고 엄마) 역할을 맡은 분이었습니다. 워낙 감칠맛 나게 재미있는 연기를 펼친터라 제일 큰 환호를 관객들에게서 받았다는...^^;


그나저나 위키드 너무 너무 보고 싶은데, 열심히 짱구를 굴려봐야 겠네요. 초록 마녀, 스릉흔드! 자리주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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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날고 싶은 충동이 느껴지는 순간, 누가 느릿느릿 걸어가고만 있겠는가!   -헬렌 켈러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했던 그녀, 헬렌 켈러.. 어릴 적 위인전에서 읽던 헬렌 켈러의 이야기는 자신의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는 그 지점에서 끝이 나 있었습니다. 

사회의 부조리에 저항하던 한 여성의 삶에 대해서 다루기엔, 제 어린 시절의 반공 교육이 너무 철저했던 것일까요? 어떤 쪽이 되었건, 그녀의 삶은 참 치열했습니다. 자신의 신체적 한계를 깨기도 쉽지 않았을 터인데, 사회적 틀을 깨기 위해 노력하던 끊임없는 투쟁의 삶이라니...부끄럽게도 오늘의 저는 현실에 순응하거나 안주하기에도 참 버거운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말이죠.

그나저나...헬렌....하나만 여쭤볼께요. 

피로는 어떻게 깨셨나요??!!!! 히잉...전 지금 너무 피곤해요. 이 저주받은 저질 체력!

어떤 것이든 우리가 애정을 기울이다보면, 놀랍게도 그것 스스로가 생명을 지니게 되는 순간이 옵니다.

처음 이곳의 도메인을 구입한 것은 대학원 강의를 듣다가 일종의 "영감"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었던 그 해 겨울에 앞으로 녹색산업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고, 그 작은 불씨로 말미암아 이렇게 작은 둥지를 틀게 된 거죠. ^^

처음엔 글 하나 올리기가 참 쑥쓰럽고, 귀찮은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처음엔 하루 종일 아무도 방문하지 않는 날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화분을 키우는 마음으로 물도 주듯이, 햇빛도 쬐여주듯이 관심의 손길을 조금씩이나마 기울였고 간신히 관리를 했지요.

그런데 놀랍게도 어느 순간부터 이 공간이 제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습관처럼 쉽게 받아 들이던 것들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어쩜 이 공간이 생명을 지니게 되어 제게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인지 모릅니다.

이제는 새로운 미래를 꿈꾸게 되었고, 조금씩 제 나름의 방식으로 실현시키고 싶어졌습니다. 이 사이트에 누적된 방문자 분들의 숫자가 벌써 만천명이나 되었네요. 정말 고맙습니다. 제게 큰 힘이 되었어요. 앞으로도 응원해 주세요.

선한 의지와 강한 신념을 갖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밝은 미래가 열리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수많은 대형 유통업체들은 자체브랜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 알고 계시나요?  가령 이마트의 "이플러스" 라든가 롯데마트의 "와이즐렉", 홈플러스의 "홈플러스 알뜰상품" 등을 떠올려 보시면 쉽게 이해하실 거에요. 이러한 자체 브랜드들은 Private Label의 약자로 PL이라고 하기도 하고 Private Brand 의 약자로 PB라고 하는데, 유통업체가 제조업체 브랜드 대신에 자사의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상품입니다. 유통 과정을 단순화하고 마진을 줄여 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개념인데요.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대형 소매업체들도 자체 브랜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령 월마트의 Great Value 라든가 홀푸드의 자체 브랜드인 365 Organic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이러한 자체 브랜드는 소매업체가 제품을 직접 개발하여 판매하기 때문에 유통과정을 줄일 수 있어 중간 마진이 수익으로 연결되기에 기업의 입장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들 PB 상품은 진열대에서도 제일 눈에 잘 띄는 골든 존(Golden Zone)을 차지하게 됩니다. 골든 존은 고객의 시선을 가장 많이 끄는 위치로써, 구매고객이 진열대를 바라볼 때 이상적인 눈높이에 위치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골든 존과 골든 존이 아닌 곳의 매출 격차가 3~5배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으니 진열 위치가 해당 상품의 매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아시겠지요?

자. 이쯤 되면 많은 분들은 의아해 하실 것입니다. 무슨 녹차 시음기에 녹차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마케팅 용어만 난무하냐고 말이죠. 기분 좋게 싸고 좋은 값으로 유기농 녹차를 마셨다면 이런 딴소리나 하고 있겠어요?? 비판적 사고의 시작은 굉장히 단순했어요. ①문제의 녹차를 마신다 ② 별로 마음에 안 드는 맛과 불편한 티백에 실망한다 ③내가 이걸 왜 샀는지 후회한다 홀푸드의 자체브랜드인 365organic에서 나온 디카페인 녹차를 구입한 것을 후회하면서 "그네들의 골든 존 마법"에 빠져 충동구매를 한 걸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이 제품의 정식 명칭은 "Organic Decaffeinated Green Tea with Lemon Myrtle" 입니다. 녹차에서 레몬 향이 살짝 나는데, 이는 레몬머틀이라는 이름의 허브가 들었기 때문이에요. 녹차는 원래 카페인이 들어 있기 때문에 너무 늦은 시간에 마시면 잠이 오지 않을 수 있는데요. 이 제품은 CO2처리 방식으로 카페인을 낮추면서도 본연의 향과 건강에 좋은 항산화성분은 남겨 두었다고 제품 상자에 적혀 있네요. 이 제품은 미농무부의 유기농인증을 받았다고 하며, 제품 상자는 재생지를 활용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마셔보면, 녹차의 본연의 향이 별로 나지 않아요. 레몬 머틀의 향기 때문일 수도 있고, 디카페인 녹차의 특성일 수 있으니 맛과 향기에 대한 불만은 이쯤에서 패스. 무엇보다 티백 포장이 상당히 "불친절"합니다. 옆에 보이는 사진처럼 10개 티백씩 비닐포장되어 있는데요. 개별 포장이 아니다보니까 10개를 한꺼번에 마시지 않는 한, 9개의 티백은 개봉된 상태로 한참을 두게 되어 조금 찝찝해요. 게다가 보리차 티백도 아니고, 녹차 티백인데 티백에 실이 달려있지 않아서 뜨거운 물에 차를 우려내고 나면, 티백을 건져내기가 참 난감합니다. 아시겠지만, 녹차는 뜨거운 물에 오래 우려내게 되면 탄닌 성분이 자꾸 우려나와 떫은 맛이 나게 되잖아요. 거참....실을 매달게 되면, 친환경이 아니라고 판단한 걸까요???? 그건 아니라고 봐요! 이는 분명히 자기네 진열대의 골든 존을 너무 믿은 것 아닌가 싶습니다!!!

우연히 EBS 방송을 통해 TED를 접하고서부터, 저는 TED 열혈팬이 되었습니다. TED는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의 약자로서 기술, 디자인, 엔터테인먼트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공유할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를 나눠주는 일종의 [지식 나눔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양한 분야의 석학들이 나와 자신의 분야에 대해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기도 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양측이 나와 열띤 토론을 하기도 합니다. (TED 사이트 바로가기)

때로는 환경에 대한 세션이 진행되기도 하는데요. 지난 번에는 TED 토론의 주제로 "원자력 에너지, 과연 필요한가?" 편에 스튜어트 브랜드와 마크 제이콥슨이 나와 원자력 에너지의 필요성 여부에 대해서 갑론을박의 팽팽한 설전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우선 동영상부터 보실래요? 동영상 하단의 메뉴를 클릭하시면 다양한 언어로 자막이 제공됩니다. ^^ (토론 보러가기)

어떠세요? 보고나니 원자력 에너지에 대해 갖고 있던 의견이 바뀌셨나요? 아니면 역시나 자신의 생각이 더 확고해졌나요? 저는 양측 중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지식이나 관점, 직관, 본능 그 어느 것 하나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것은 없기 때문이지요. 때로 어떤 이들은 자신의 생각이 마치 객관인양, 진실인양 이야기 하지만, 신이 아닌 한, 어떻게 무엇이 절대적인 진리인지 판명할 수 있을까요? 어쩜 진실은 저 너머에 있고 지혜는 너무 멀리 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낙담하지 마세요. 진실이나 지혜 따위는 저 멀리 있으니, 원자력 발전이든 혹은 재생가능한 에너지든 그게 그거일 것이라고 쉽게 단언하지도 마세요. 가능성을 열고, 다양한 주장에 대해서 귀기울여 보세요. 풍력이나 태양에너지와 같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할 재생가능에너지원에 대해서 우리는 아직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아요. 하지만 이에 대해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서, 끊임없이 의견을 나누고 답을 찾다보면 더 나은 길은 단연코 나타날 것입니다.

"지혜를 깊이 생각하는 것 자체가 완전한 예지다. 지혜를 얻으려고 깨어 있는 이는 곧바로 근심이 없어진다. 지혜는 자기에게 맞갖은 이들을 스스로 찾아 돌아다니고 그들이 다니는 길에서 상냥하게 모습을 드러내며 그들의 모든 생각 속에서 그들을 만나 준다. 지혜의 시작은 가르침을 받으려는 진실한 소망이다." (지혜서 6,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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