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저처럼 스트레스를 잘 받는 분들에게 "쩌는" 민트녹차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본격적인 시음기에 앞서 잠깐 딴 소리 좀 할게요. 요즘 어린 학생들은 '쩐다'는 표현을 자주 쓰더라고요. 처음엔 그 말을 듣고 단순히 부정적인 의미인 줄 알았습니다. "절다"의 사전적인 의미 가운데 "사람이 술이나 독한 기운에 의하여 영향을 받게 되다" 뭐 이런 뜻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학생들의 대화를 듣다보니 꼭 부정적인 상황이 아닐 때에도 '우와~ 쩐다 쩔어!" 라는 표현을 쓰더군요. 알고보니 쩐다는 말은 "어떠한 일이 감동을 일으킬 만큼 굉장하다"는 의미로 쓰인다는 겁니다!!!! 이젠 정말 신조어를 공부해야 하는 세상이 왔나봐요. 제대로 몰랐으면 저같은 소심쟁이는 칭찬을 듣고서도 꽁했을지 모릅니다.

쓸데없는 이야기는 이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서 스트레스 잘 받는 분들께 좋을 듯한 유기농 차를 마시고 리뷰를 남깁니다. 오늘 소개할 차는 알레그로 (Allegro)에서 나온 유기농 민트녹차 (Organic Northwest Minty Green Tea) 입니다. 이 차는 태평양연안 북서부 지역에서 재배된 유기농 스피어민트와 페퍼민트를 중국산 유기농 녹차와 배합하여 만든 티백 타입의 차입니다. 따뜻한 물에 티백을 담궈 두었다가 한모금 마시면 상쾌한 박하향이 납니다. 인위적인 향료는 전혀 들어있지 않고 유기농 원료로 만든 차로써 USDA 유기농 인증을 받은 제품이죠.

재미있게도 이 제품의 상자 뒷면에 적혀있는 설명을 읽어보면 외국인들이 녹차를 즐기는 방식이 우리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차 본연의 달콤함을 즐기고 싶다면 꿀 또는 설탕을 넣어 드세요"라고 떡하니 적혀 있다는 겁니다!!! 웩!!! 녹차에 설탕이나 꿀이라니 이상하시죠? 그런데 정말 미국인 중엔 녹차에 설탕을 타서 마시는 애들이 꽤 있어요. 게다가 녹차에 설탕을 타서 마시면 녹차의 항산화 폴리페놀인 카테친(catechin)의 흡수율이 3배나 높아져 건강에도 좋다는 연구도 있었답니다.  

박하는 한방에서도 소화장애에 도움이 되고 스트레스를 줄여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녹차엔 다들 아시겠지만 카페인이 들어 있지요. 심적인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잠도 깨워주는 차라면 사무실에서 근무 중에 마시기에 딱 좋은 차 아니에요? 완전 대박..이 민트 녹차, 정말 쩐다!

(안 쓰던 신조어를 너무 남발했나봐요. 이번 포스팅에서 너무 어린 척 한 것 같아서...다시 글을 읽어보니까 손발이 오글거립니다. 푸힛!)

제가 처음으로 보이차를 마셨던 곳은 서울에 있는 한 중국집이었어요. 보통 중국집에서는 자스민차를 주잖아요. 그런데 그 중국집에서 준 것은 진한 갈색의 뜨거운 차였습니다. 특별한 향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마실 때의 느낌이 부드럽고 은은한데다 느끼한 중국 요리와도 찰떡궁합이더라구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주인분께 차의 종류를 여쭤보니 중국에서 직접 구입해 온 '보이차'라고 하시더군요. 그 이후로 보이차에 대해 관심은 가지게 되었으나, '중국산'에 대한 묘한 불신으로 인해 찾아서 마시지는 않다가 이번에 유기농 보이차를 구입했습니다.

여기서 짧막하게 보이차에 대해 설명해 드리자면요. 보이차는 중국의 운남이라는 지역에서 나온 찻잎-대엽종 쇄청모차-을 원료로 발효과정을 거쳐 만든 차인데요. 보이차는 형태에 따라서 찻잎이 낱낱이 흩어지는 형태의 산차와 단단하게 뭉쳐놓은 형태의 긴압차로 나뉩니다. 긴압차는 뭉쳐놓은 모양에 따라 병차, 타차, 전차 등으로 구분되지요. 그리고 차를 만드는 방식에 따라 보이생차와 보이숙차로 나뉩니다. 보이생차는 아직 발효되지 않은 상태의 원료로 차를 만들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발효가 되도록 만든 차구요. 보이숙차는 인공적인 방법으로 빠른 시간 내에 차를 발효시킨 것이지요.

보이차를 마실 때에는 보통 첫번째 잔은 마시지 않고 버립니다. 이 과정은 세차 또는 세다(洗茶)라고 하는데요. 이는 차를 제대로 우려내기 전에 차의 먼지를 씻어 내기도 하고, 찻잎이 잘 우려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해요. 참고로 대략 5~10초 정도가 적당하다고 합니다. 보이차는 아주 뜨거운 물에 우려내는데요. 녹차는 아주 뜨거운 물에 우려내면 떫은 맛이 나는데 반해 보이차는 팔팔 끓인 물에 마셔야 제 맛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제가 구입한 차는 Rishi Tea(리쉬 티)에서 만든 Pu-Erh Classic 입니다. Pu-erh tea또는 Puer tea (푸얼 티)는 보이차의 영어식 표기니까 우리말로 적당히 번역하자면 리쉬 클래식 보이차 정도라고 부르면 되겠네요. 이 차는 보이숙차 중 산차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차나 음식을 접할 때 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인데요. 리쉬에서 나온 클래식 보이차를 마실 때, 가을 낙엽 같은 독특한 향이 유독 강하게 느껴지더라구요. 맛은 부드럽고 입에 머금고 있으면 끝에 살짝 달콤한 맛이 나요. 처음 마실 때엔 낙엽같은 독특한 향기 때문에 '이크..이거 뭐지 -_-' 뭐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한잔 두잔 마시다보니까 나름 매력이 있더라구요. 흙과 같은 따뜻한 느낌이랄까요...(어릴 때 동네 친구 중에 흙 집어 먹던 애가 갑자기 떠오르는데...전 단연코 그런 어린이는 아니었습니다. N.E.V.E.R) 

아침 공복에 마셔도 속이 쓰리지 않다는 것도 보이차의 장점입니다. 녹차는 보통 빈 속에 마시면 상당히 부대끼는 편인데 반해, 보이차는 발효된 차라서 그런지 편하고 좋네요. 식전이든 식후든 구애받지 않고 언제나 편하게 마실 수 있다는 것이 맘에 듭니다. 게다가 보이차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항암효과도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답니다. 

제가 구입한 Rishi의 보이차에는 USDA Organic 마크가 그려 있는데요. USDA는 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의 약자로 미농무부를 뜻합니다. 미농무부가 인증한 유기농 제품이라는 뜻이지요. 미국 내에 유통되는 유기농제품들은 미농무부 나름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이 마크를 붙여 판매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차엔 Fair Trade 마크도 새겨져 있는데요. 이것은 공정무역을 통해 생산자가 공정한 이익을 받을 수 있게끔 유통된 제품이라는 뜻입니다. 이 두 개의 마크가 함께 새겨져 있다는 건, 소비자의 건강 뿐만 아니라 생산과정에서의 윤리까지도 고민했다는 의미겠죠.

건강에도 좋고 윤리적인 차라니 멋지군요! 이 차의 정체모를 낙엽향기+흙내음 만 아니면 제가 더 많이 좋아했을텐데요. 그래서 아주 살짝 아쉽지만.... 혹시 모르죠. 이 독특한 향기에 길들여지다보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아하게 될지도...? 

미국 뉴욕에 있는 홀푸드에 갔을 때 유기농제품의 다양함에 놀랐다는 글을 적었었잖아요. (홀푸드 관련 포스팅 보러가기)

유기농마트에 방문하기 전부터 제 나름대로 세워둔 구체적인 사전 목표가 있었습니다. 유기농 차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었거든요. 우리나라에 들어와있는 유기농 제품들이 워낙 한정적인데다 한국에는 커피를 제외한 다른 차에 대한 수요가 낮아서 유기농 차는 시장에 별로 없잖아요.

저 역시도 차를 그다지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차나 커피로는 그나마 사무실에서 홀짝거리면서 수분을 섭취하게 되니까 관심을 갖게 되었죠. 매일 물 대신 마시게 될 테니 아무 차나 선택하기 보다는 건강에 좀 더 좋은 유기농 제품을 잘 찾아서 구입해야 겠다는 목표를 세운 셈이랄까요.

홀푸드 매장에 들어가자 마자, 저는 차 코너부터 찾아갔습니다. 위 사진의 진열대에 놓인 물건은 모두 '차'입니다. 사진에 나온 사이즈의 진열대 3개 정도가 다양한 종류의 차로 가득 채워져 있었고 대부분은 유기농 제품이었어요. 커피 코너는 따로 분리되어 있었고, 유기농 차로 커다란 진열대 3개가 채워져 있다니 정말 어마어마하다는 말 밖에 안 나왔습니다.

브랜드는 Rishi Tea, Allegro, Teapigs, Yogi, Organic India 등등... 진열장 가득히 각 브랜드에서 나오는 유기농 차의 종류가 어찌나 다양하게 빼곡히 놓여 있는지요! 마음 같아서는 모두 사와서 한잔씩 맛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꾹 참고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여 몇 가지 차를 구입해 왔습니다. 이제 하나 하나씩 시음기를 올려볼까 해요~ 

유기농차에 대한 다양한 포스팅을 보고 싶다면 가끔 관심갖고 제 블로그로 놀러 오세요. 여기에 링크된 Tea 카테고리도 눌러 보시고요~ 클릭클릭^^

미국에는 친환경 제품들을 전문적으로 유통하고 판매하는 소매점들이 상당수 존재합니다. 친환경 식품의 역사가 우리보다 훨씬 오래되었다보니 이를 전문적으로 유통하는 회사들이 많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래서 미국에 방문한 차에, 뉴욕에 위치한 친환경마켓 두 군데를 다녀 왔습니다. 홀푸드마켓 (Whole Foods Market)과 트래이더조 (Trader Joe's)! 오늘은 우선 홀푸드 이야기부터 시작하겠습니다

홀푸드는 로하스 열풍이 불어오기 전부터 시장을 개척했고 현재는 유기농 식품을 판매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1980년 텍사스의 작은 매장에서 시작하여 현재는 미국 및 영국에 310여개 매장을 가진, 미국 내 가장 큰 규모의 자연 및 유기농 식품업체로 성장했지요. 일반 식료품점에 비해 상당히 비싼 가격이긴 하나, 성장촉진제를 사용하지 않은 육류만을 판매하고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농산물만을 다룸으로써 오늘날 웰빙을 추구하는 중상류층 마켓을 잘 공략했다고 보입니다.

사실 이곳 매장에 방문하기 전까지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기껏해야 과일, 채소, 곡류, 고기같은 먹거리를 판매하는 식료품 가게일텐데 제품의 카테고리나 생산업체들도 너무 한정적이지 않을까? 실제로 가보니 제 예상을 간단히 깰 정도로 매장이 어마어마한 규모더군요! 유기농 과자, 유기농 캔, 유기농 냉동식품, 유기농 샐러드 팩, 치즈... 그리고 유기농로션, 색조화장품, 변기뚜껑, 손톱깎기......듣다보니 살짝 이상하시죠?! 아니 색조화장품이나 변기뚜껑, 손톱깎이 같은 것들이 어떻게 친환경제품이냐고 물으실 겁니다. 저도 립스틱 제품 뒷면을 한참 들여다 봤거든요. 색조화장품이 거기에 있는 것도 신기하지만, 어떻게 그런 품목들이 친환경적으로 제조되나 싶어서요.^^; 하지만 홀푸드에서 판매하는 물품들은 단지 친환경 먹거리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식품 이외에도 일반 경쟁마켓들과 동등한 다양한 공산품들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친환경용품에 관심있는 소비자들이 한번에 원하는 쇼핑을 마칠 수 있게끔 다양한 제품들을 제공하더군요.  

게다가 제조회사들이나 유기농제품들의 종류가 어찌나 다양한지 보고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유기농 브랜드들이 어쩜 그렇게 다양한지요. 게다가 아이들이 먹는 과자나 젤리같은 주전부리 조차도 유기농마크를 달고 있고, 보통 몸에 유해하다고들 이야기하는 캔 이유식도 유기농으로 제조되었다고 적혀 있더군요. 웰빙은 대개 힘들고 어렵고 귀찮고 맛없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소비자의 수요가 늘어나면 시장은 자연히 커지고 다양한 방법들을 찾게 되나 봅니다.   

저는 이곳 매장에서 몇 가지 식료품과 함께 홀푸드 마크가 새겨진 초록색 천가방을 구입했는데요. 이 가방에는 작은 글씨로 몇가지 안내가 인쇄되어 있습니다. 이 가방은 재활용된 천으로 만들어졌다는 점, 쇼핑 시 가방을 가져오면 10센트를 할인해 준다는 점, 가방을 사용하면 쓰레기 감소에 일조하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고객들에게 환경보호의 자부심을 심어주는 것이지요. 홀푸드는 지속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유기농업을 지원하며, 재생 자원을 활용한 공산품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한 매년 수익의 5% 이상을 비영리단체 및 다양한 지역사회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들의 마케팅 전략에 놀랐습니다. 매장의 고급스러운 노란 조명과 넓은 공간, 깨끗한 시설, 그리고 환경을 위해 애쓴다는 이념을 담은 문구들... 이 모든 것이 합쳐져 고객들에게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고가의 제품을 판매하면서도 사회를 위해 선행한다는 도덕적 만족감을 중상류층 고객들에게 주었고,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홀푸드는 부쩍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홀푸드의 그린마케팅은 일종의 거대한 스토리텔링이었던 셈이죠. 홀푸드는 고객들의 욕구를 만족시켜줄 만한 이야기들을 들려준 것입니다. 웰빙과 로하스의 가치를 인식하고 체험하고자 하는 지적 욕구, 건강하게 더 오래 살고자 하는 생존의 욕구, 좀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있다는 걸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하는 과시 욕구, 그리고 환경보호에 일조하고 싶어하는 도덕적 욕구까지...이 모든 욕구에 대한 해답을 홀푸드는 자신들의 기업이념이나 마케팅 기법에 녹여 다양한 이야기들로 잘 포장한 다음 고객에게 성공적으로 전달한 것입니다.

(친환경마켓 방문기 2탄 Trader Joe는 다음 기회에!) 

P.S. 본문에서 이야기한 유기농 젤리 말입니다요. Annie's에서 나온 토끼모양 젤리를 사왔는데, 별로 제 입맛엔 안 맞았어요. 쫄깃쫄깃한 느낌이 별로 없더라구요. ^^;;; 한 두개씩 집어 먹다보니 은근히 땡기는 맛이 있긴 하지만, 간식은 살짝 불량한 식품들이 더 맛있게 느껴지는 기묘한 심리는 뭘까요??!!

참고자료: http://wholefoodsmarket.com/

" 인간은 섬이다. 섬들이 바다 밑으로 보이지 않게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인간도 보이지 않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 

영화 [어바웃 어 보이]에 나왔던 대사처럼 인간은 진정 *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쓸쓸하게 바다 저편 어딘가에 나와 같은 존재가 있음에 스스로를 위안하며 혼자 살아가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바다 밑으로 보이지 않게 다른 이들과 연결되어 있지요.

하지만 바다 밑으로도 연결되어 있지 않은 채, 둥둥 떠다니는 "진정 외로운 섬"이 태평양의 서경 135~155도, 북위 35~42도 위치에 있습니다. 그 섬은 자그마치 텍사스 두배 크기 곧 한반도 면적의 7배에 이르며 북태평양의 하와이섬 근처에 있어요. 엄청나게 거대한 이 섬의 정체가 궁금하신가요? 이 섬은 바로 전세계의 여러 국가들이 배출한 플라스틱병, 폐타이어, 장난감, 그물 등이 뒤섞여 둥둥 떠다니는 거대한 쓰레기 섬, Great Pacific Garbage Patch(GPGP)입니다. 

여러 나라에서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해류에 휩쓸려 둥둥 떠다니다가 타원형 무풍지대인 '북태평양 아열대 수렴지역'으로 모여 들었고 매년마다 그 크기는 커지고 있습니다. 이곳의 쓰레기양은 자그마치 1억톤으로 추산되지만, 쓰레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플라스틱 조각이 너무 작은 데다 수면 바로 아래에 있기 때문에 위성사진으로는 관측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지역은 수심이 깊고 바람이 약해 플랑크톤 등 영양분이 순환하지 않기 때문에 어류가 거의 살지 않아 어선들도 갈 일이 없어 이 섬의 정체가 드러난 것도 불과 15년 전이었습니다.

더욱 끔찍한 것은 이 둥둥 떠다니는 쓰레기 때문에 바다 생물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는다는 것입니다. 그물에 묶여서 수상포유류나 거북이가 죽기도 하고요. 쓰레기의 90%를 차지하는 플라스틱은 자외선에 의해 조금씩 사그라들게 되고, 바다새들은 이를 모이로 착각해 쪼아 먹기도 합니다. 플라스틱이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플라스틱만 먹은 새들은 결국 굶어 죽게 되지요. 하와이 섬 주변에서 죽은 새 뼈들이 다수 발견되었으며 이들의 위 속에는 플라스틱만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연간 백만마리의 바다새들과 수십만마리의 수상포유류 및 거북이들이 이처럼 희생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 쓰레기 섬의 문제 심각성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모여 다방면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카이세이 프로젝트(Project Kaisei)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2009년 3월에 시작된 프로젝트로써, 쓰레기섬에 대해 연구 조사하고, 쓰레기들을 처리할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요.

많은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고독하다고들 하지만 이 섬처럼 끔찍하게 외로운 존재가 또 있을까요? 바다 밑으로도 연결되지 못한 채 부유하는 플라스틱 섬은 너무도 외로운 나머지 자연의 생명까지 옭아매어 갉아먹고 있나 봅니다. 그리하여 저는 개인적으로 그 섬을 이렇게 명명해 볼까 합니다. Plastic Tragedy!! 우리에게 닿기를 희망하는 외로운 섬의 비극이니까요. (인류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이 이야기는 Plastic Tragedy 라기보다는 Plastic Horror에 가까울 것 같기도 합니다만;;;; )

참고자료: http://en.wikipedia.org/wiki/Great_Pacific_Garbage_Patch
태평양 한가운데 '쓰레기의 무덤' 있다 조선일보 2009년 8월 6일

TV 채널을 돌리다가 노르웨이 극우세력의 테러에 대한 방송을 잠시 보았는데요. 테러 직후의 노르웨이 총리 발언에 닭살이 오도도 돋았습니다. 옌스 총리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그렇게 남겼대요. "더 강한 민주주의와 더 큰 관용의 정신으로 보복하겠다"

우리가 타인의 폭력이나 부당한 처사에 대응하는 방식은 대개 두가지로 나뉩니다. *힘으로 맞받아치기* 또는 *비굴하게 적당히 타협하기*
 
맞고도 되받아치지 않으면 바보취급하는 세상이니까 적당히 상대를 탐색해 보고 나보다 상대가 약하다 싶으면 매우 강하게 나가구요. 상대가 강해 보이면, 적당히 비굴하게 굽히고 나가는거죠. 내가 만약 당하면 당한대로 되갚아 주어야 남들이 나를 얕잡아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우리는 살아가요. tit for tat 전략의 생활화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옌스 총리는 더 큰 관용과 민주주의로 보복하겠노라고, 폭력으로 되갚지 않겠노라고 선언합니다. 진짜 한 수 위라는 걸 보여주는 발언 아닙니까? 우리가 힘으로 상대를 누르려 하고, 무언가를 입증하려 하는 것들은 실상 상대에게 굉장히 겁이 나기 때문입니다. 가령 겁 많은 강아지일수록 더 으르렁거리고 더 크게 짖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죠.

폭력으로 폭력에 맞서는 이들을 용기있다고 부르는 것이 맞나요? 테러나 폭력, 전쟁의 부당함에 대해서 주장하는 방식이 폭력이 된다면,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폭력에는 폭력으로, 부당함에는 부당함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잃게 될까 두렵기 때문이죠.

결국 이것은 단지 인생의 불확실성을 대하는 방식이며, 스스로를 얼마나 신뢰하느나의 문제입니다. 타인에게 열린 자세를 취하고 다양성을 받아 들이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이 내적으로 단단해야 합니다. "오란고교 사교클럽"이라는 다소 엉뚱발랄한 만화 속에 보면 그런 대사가 나옵니다. "진정한 강함이란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받아 들이는 것" 이라고요.

더욱 열린 사람,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 되자고 오늘도 다짐해 봅니다.

한 토크쇼에서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어의 어려운 부분이 뭐냐고 묻자 한 외국인이 답하길 "한국어에는 서로 비슷한 단어들이 많은데, 가령 파출부와 파출소는 너무 헷갈려요!" 라고 말하더라구요.

제게도 영어를 처음 공부했을 때, 참 어이없게 비슷해 보이던 단어가 있는데 바로 forgive와 forget입니다. for+give 와 for+get...어찌보면 닮았잖아요. for를 제외하면 전혀 다른 단어들인데, 도대체 그 둘의 어떤 점이 닮았냐구요?

give와 get은 둘 다 소유와 관계되어 있는 단어입니다. 무언가를 준다는 것과 그것을 획득한다는 것은 소유권의 문제니까요. 많은 사람들은 더 많은 것들을 get 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경쟁하고 싸웁니다. 얼마나 더 많이 갖고 있느냐가 바로 통제권이 되고, 영향력이 되고, 권력이 되니까요. 현대 사회는 소유와 소비를 미덕으로 삼는 경향이 있잖아요. 심지어 교회조차도 신앙과 물질적 축복의 관계에 대해 공공연히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내려 놓기 전까지 가질 수 없는 것들이 세상엔 의외로 참 많습니다. 남에게 베푸는 행위를 통해 얻는 기쁨을 생각해 보세요. 내 양 손에 모든 걸 움켜 쥐려 하다보면, 정작 소중한 것을 get 할 수 없게 됩니다.

forgive와 forget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요? 누군가를 용서하기 전까지는 망각이라는 소중한 선물을 받을 수 없는 것 같아요. 아무리 잊으려 해도 잊혀지지 않는 마음의 상처가 있다면, 혹시 아직도 상대 또는 내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 것은 아닐지 잘 생각해 보세요.

결국 give와 get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forgive와 forget이 그러하듯이.

맥주와 함께 정말 맛있는 쉬림프 크림 파스타를 맛볼 수 있는 성신여대 앞 맛집, *늦은 오후*입니다! 정신없이 먹느라 정작 크림 파스타 사진을 찍어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네요.

굉장히 아담한 가게인데다가 골목 안에 숨어 있어서 찾기는 힘들지만, 먹어본 메뉴 모두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샐러드 드레싱도 수준급이었고, 크림 파스타는 제가 먹어본 파스타들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각종 드레싱이나 소스 모두 이곳에서 직접 만들어 제공한다고 하네요.


햄버거 스테이크도 웬만한 패밀리 레스토랑보다 훨씬 더 맛있었어요. 햄버거 스테이크 특유의 느끼함이나 고기 냄새 등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고기도 고르게 잘 익은데다 소스가 고기와 잘 어우러져 있더라구요.  

무엇보다도 크림 파스타와 맥주의 조합은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최근에 찾은 맛집 가운데 으뜸인데, 다만 한 가지 단점이라면 위치 찾기가 힘들다는 정도랄까요? 성신여대 앞 국민은행 골목으로 쭉 올라가다가 캔모아 맞은편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스맛폰 지도검색으로 찾아가실 때엔 동선동 1가 85-95번지로 입력하시면 되네요.


앗! 정말 맛있는 곳이었는데,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아쉽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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